경포호의 물 위에 떠 있는 정자, '활래정'

경포호 물 위에 떠 있는 정자, '활래정
- 온갖 멋을 살려 만든 호화로운 정자

활래정.
경포호가 드넓었을 옛적에는 이곳을 '배다리'라 불렀다.
배를 타고 건너야 했던 선교장船橋莊은
이제 울창한 솔숲을 배경으로 너른 들을 안고 있다.

경포대 주위의 저동에 살던 이내번이 족제비 떼를 쫓다가 우연히 발견한 천하의 명당이 이곳이다.
강원도 최고의 상류주택이라 불리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호화 주택이다.

어마어마한 선교장에 들어서기 전, 수십 평의 연못 위에 날아갈 듯한 정자가 있다.
활래정活來亭.
조선 순조 16년인 1816년에 이근우가 세웠다.

연못 속에 네 개의 돌다리를 담그고 있는 활래정은
얼핏보면 건물이 물 위에 떠 있는 듯하다.

벽은 없고 문으로만 둘러져 있으니
보는 눈도 시원하다.
연꽃이 한창일 때 사방의 문을 열어 놓으면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으리라.

물 속에 네 개의 다리를 담그고 있으니
고매한 선비가 계류에서 탁족을 하는 듯하다.

ㄱ자형의 활래정은
온돌방과 물 위에 떠 있는 마루가 전부이다.
손님에게 차를 대접하는 다실이 있어 차향이 그윽하다.
굴뚝은 아예 사람 하나 건너 멀찍이 떨어져 있다.

연못 가운데의 작은 섬에는 노송이 있어 운치가 있다.

예전에는 연못 가운데의 섬으로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있었다 하니
그 맛이 더욱 그윽했으리라.

연꽃의 화사함은 볼 수 없지만 
겨울 눈꽃이 아름답다.

"세상과 더불어 나를 잊자.
다시 벼슬을 어찌 구할 것인가.
친척들과 정다운 이야기를 즐겨 듣고,
거문고와 책을 즐기며 우수를 쓸어 버리리라.

선교장의 사랑채인 열화당悅話堂은 도연명의 「귀거래사」에서 유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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