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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의 풍류와 멋

신라 네 화랑이 바다로 간 까닭은, 월송정



신라 네 화랑이 바다로 간 까닭은, 월송정
- 관동팔경의 시작과 끝, 울진군 평해 월송정



대관령의 동쪽에 있다 하여 '관동'이라 불리던 강원도 동해안은 예로부터 손꼽혀 온 8곳의 경승지가 있다. 이름하여 '관동팔경'이니 북한 지역의 삼일포와 총석정에서 시작하여 고성의 청간정, 양양 낙산사, 강릉 경포대, 삼척 죽서루, 울진 망양정, 평해 월송정에서 끝이 난다.



관동팔경의 제일 남쪽에 위치한 월송정은 관동팔경의 처음이자 끝이다. 신라의 네 화랑 영랑, 술랑, 남석(속)랑, 안상(양)랑이 삼일포와 이곳 월송정에서 놀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을 정도로 관동팔경은 예전부터 경승지로 이름나 있었다.


월송정은 조선 중기 연산군 때의 관찰사 박원종이 중건하였으나 세월이 흘러 퇴락한 것을 이곳 사람 황만영 등이 다시 지었다. 그후 2차 대전중이었던 일제 말기 연합군 비행기의 표적이 된다 하여 일본군에 의해 철거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해방 이후인 1969년 4월에 현대식 건물로 정자를 새로 지었으나 옛 모습과 같지 않다고 하여 해체하고 현재의 정자로 복원하였다. 현판은 최규하 전대통령의 휘호로 되어 있다.



월송정은 신라의 네 화랑이 송림에서 달을 즐겨 놀았다 하여 月松亭이라고 하였다. 혹은 월국에서 소나무 묘목을 가져와 심었다 하여 으로도 표기한다. 현재 이곳의 현판은 越松亭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마을 지명과 각종 자료에는 월송정으로 불리고 있다.



월송정은 주차장에서 내리기보다 황씨 시조 선령이 있는 초입에서 내리면 울창한 소나무 숲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다. 소나무숲이 끝나는 언덕 위에 월송정은 시원하게 자리잡고 있다.


누대에 올라서면 넘실거리는 동해와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이 한 눈에 펼쳐진다. 우뚝 솟은 정자의 위치로 인해 솔숲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을 준다.


정자에서 소나무숲을 지나면 분단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 철책선이 바다로 가는 길을 막는다. 왠지 모를 위압감에 잠시 발길이 멈칫 하지만 이 빼어난 풍광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끝이 보이지 않는 4km에 달하는 구산해수욕장이 철책선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철조망이 바다의 풍광을 가리지만 드없이 넓은 백사장에서 하염없이 밀려드는 파도를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소나무가 내뿜는 청정한 바람을 쐬며 넘실거리는 파도에 몸을 맡겨 본다.



숙종이 화공이 그려온 월송정의 풍광을 보고 다음과 같이 시를 지었다.
화랑들이 놀던 자취 어디가서 찾을건고
일만 그루 푸른솔이 빽빽하여 숲일런데
눈앞 가득 흰모래는 백설인양 방불코나
한번 올라 바라보매 흥겨웁기 그지없다



이후 고성 청간정에서 경북 울진까지의 관동팔경을 연결하여 해안도로 중심으로 걷기 코스가 개발될 예정이라고 한다.



▒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http://blog.daum.net/jong5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