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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의 풍류와 멋

물 위에 떠 있는 정자, 예천 초간정



물 위에 떠 있는 정자,
예천 초간정




초간 권문해가 지은 예천 권씨 종택에서 얼마간 가면 초간정이 있다. 찻길 바로 아래에 있어 다소 생경스럽지만 깊은 냇가의 물소리가 정자를 그윽하게 한다. 예전에는 종택의 뒤로 해서 산길로 정자를 드나들었다 하니 산전체를 후원으로 삼은 셈이다.


초간정도 선조 15년인 1582년에 권문해가 지은 별채 정자이다. 처음에는 작은 초가집 형태였던 것을 임진왜란과 인조 때 불에 타 버리자 1870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중건하였다.


정자는 기암괴석과 주변의 경관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정자를 에돌아 흐르는 냇물은 깊고도 맑아 찻길이 바로 옆에 있음을 전혀 눈치챌 수가 없다. 소나무를 비롯한 울창한 나무들이 세상의 번잡한 모든 소리를 잠재운다.


자연의 암반 위에 막돌로 기단을 쌓아 지은 정자는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냇가의 시원함이 정자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물 위에 떠 있던 한 마리 새가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듯하다.


바위에 부딪히며 흘러가는 물소리에 마음마저 청량하다. 냇가에 박혀 있는 냇돌을 징검다리삼아 건너간다. 정자의 반은 절벽을 이루고 있지만 나머지 반은 반듯한 평지로 통한다.


초간정은 네모기둥을 세운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집이다. 3칸 중 2칸은 온돌방이고 나머지 칸은 우물마루를 깐 대청이다.


정자에서 나오는 길은 계곡에 놓인 구름다리를 통하였다. 찻길 아래로 깊이 파인 계곡에 놓인 출렁다리는 보기에도 아찔하다. 조금은 엉뚱하다는 생각이 일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마냥 신났다.


초간정은 예천군 용문면 금곡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