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정 걷고 싶은 지리산 삼정 마을 가는 길
화개에서도 십리 벚꽃 길을 지나면 쌍계사.
다시 칠불암 가는 길과 갈라지는 신흥 마을을 지나
깊숙한 골짜기를 따라 한참을 오르면
아스팔트길의 끝에 의신 마을이 있다.
문득 지리산 깊숙이 파고드는 길의 끝이 어디인지 궁금해졌다.
2차선 아스팔트길은 의신 마을에서 끝이 나고 여기서부턴 좁은 시멘트길이다.
서산 대사가 머물렀다는 하철굴암,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이 마지막을 맞이했던 빗점골도 아마 가는 길에 마주치리라.
차 한 대 겨우 지날 정도의 좁은 산길은
계곡으로 치닫는가 싶으면 낭떠러지가 나타났고,
중간 중간 비포장 길도 있었다.
요즈음 좀처럼 보기 드문 먼지 폴폴 나는 흙길이
반가우면서도 가슴 한편이 아렸다.
예전 군사도로였기 때문이다.
이마에 하늘이 닿을 무렵 삼정마을에서 길은 끝이 났다.
벽소령 오르던 옛길은 출입금지가 되어 있었고
사람 하나 겨우 지날 수 있는 산길만 등산객을 위해 개방되어 있었다.
삼정 마을은 마을이라고 부르기에도 궁색할 정도로
겨우 집 몇 채만 산자락에 매달려 있었다.
능선에는 이미 단풍이 내려왔고
그 풍광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난 한참을 서성인 끝에
산 아래로 발길을 돌렸다.
너무나 적막해서다
계곡을 내려오면서
지금은 용화정사라는 이름으로 사유지가 되어 있는
옛 하철굴암 터에서 사진 몇 컷을 찍었다.
마을 주민들에게 하철굴암 터를 물었더니 단번에 이곳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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