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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다

가야 고분에 봄빛이 들다.-함안 도항리·말산리 고분군



가야 고분에 봄빛이 들다.
- 함안 도항리·말산리 고분군


봄빛이 완연한 날, 아라가야의 땅 함안을 찾았습니다.
하늘은 우중충한 잿빛으로 흐렸지만 봄기운을 내쫓지는 못했나 봅니다.


큰 길의 목이 되어 도항마을로 불리는 곳에
수많은 가야 고분이 어머니의 젖가슴처럼 푸근하게 솟아 있습니다.


아이는 고분보다 동상을 더 신기해 합니다.
함안 장날을 기하여 벌어진 3.1 독립 운동을 기리기 위한 탑입니다.


오랑캐꽃이라 불리기도 하는 제비꽃이 고분 옆 한적한 곳에 피었습니다.
멀리 가야읍이 꽃에 아련거릴 뿐, 바람도 봄기운에 잠이 들었나 봅니다.


고분의 수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대형고분들이 100여 기, 중소형 고분들은 1,000여 기에 달한다고 하니
옛 아라가야의 찬란한 문화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고분이 있는 곳은 '말산'입니다.
말이산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마리산의 한자식 표기인 듯 합니다.
마리는 머리를 뜻하니 아라가야인들은 이곳을 우두머리산으로 신성하게 여겼을 듯 합니다.


고분군의 비탈진 곳에 아주 특이한 소나무가 한 그 루 있습니다.
'황금교송黃金絞松'
솔잎 끝부분 1cm만 황금색을 가진 특이한 소나무입니다.


벚꽃도 피고 메마른 잔디 사이로 연둣빛이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아이는 무덤이 동산인 양 뛰어 다닙니다.
벚꽃 한 송이를 손에 쥐고 싶어 폴짝폴짝 뛰어 오릅니다.

고분에도 봄이 왔습니다.
그저 말없이 걷고 싶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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