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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다

섬진강 매화마을, 활짝 핀 매화


섬진강
매화마을,
 활짝 핀 매화
 

 

 보리밭에 피어난 매화

십 수년 만에 매화마을을 찾았다.

 섬진강 물길따라 흐드러진 매화향이 그리워서다.


 
90년대 말 매화축제를 시작하기 전에는 이곳에 자주 들렀었다.

두꺼비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섬진나루터와 청매실농원의 옹기들 사이로 피어난 매화꽃은
섬진강 일대를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린 듯 눈부시게 하였다.


 그후 축제로 외지인들의 발길이 잦아들자 더 이상 내가 설 자리는 없었다.

번잡함을 싫어하는 못된 성미 탓도 있었지만
이제 발길을 돌려야 함을 나는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다모'와 '일지매' 촬영지

십년 이상 발길을 끊은 매화마을에 다시 가볼 마음을 먹으니 '감회 반, 걱정 반'이었다.

어떻게 바뀌었을까?
번잡하지는 않을까?


 
예년보다 매화가 몇 일 빨리 피었고 축제 기간도 일주일이나 남아 있으니
 도로 위에 몇 시간을 허비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꺼야.

'일지매'에 푹 빠져 있는 여섯 살 딸아이의 재촉도 있었고
한달 여동안 길 위에 서지 못한 아쉬움에 섬진강을 향해 달렸다.


 
하동 읍내 초입에서 차가 막히기 시작한다.
 "젠장, 이럴 줄 알았지."
강변따라 곧장 달리는 길을 버리고 좁은 골목길을 이리저리 헤집어 다니며 지름길을 잡았다.
 마라톤대회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19번 국도를 따라 화개까지 달렸다.

 

 
이왕 늦은 김에 강변 주막에서 재첩국수 한 그릇을 비우고
 화개교(남도대교)를 건너 861번 지방도를 따라 매화마을로 향했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활짝 핀 매화가 도로 양 옆으로 펼쳐진다.
매화마을이라 불리는 '섬진마을' 일대가 아니어도 이제 섬진강 서안이 모두 매화밭이다.
아니 건너편 하동에도 최근 매화가 많으니 섬진강 일대가 온통 매화마을인 셈이다.

청매실 농원의 장독들과 산수유 

꽃의 바다에 '사람 반, 카메라 반' 사진 찍는 이들로 북새통이다.

다행히도 매화마을은 심하게 붐비지는 않았다.

이 정도의 상춘객들이라면 동선만 잘 잡으면 호젓함을 즐기기에도 충분하겠다.

 

 
번잡함과 호젓함은 길을 떠나는 이들의 기호일 뿐이다.

나는 호젓함을 즐기는 편이지만 사람이 붐비는 곳을 좋아하는 이들도 있다.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따질 수 있는 성질은 아닐 것이다. 

매화마을 외딴 곳의 어느 농가
 
산아래에서 먼저 오늘의 동선을 가늠해 보았다.
잘 닦여진 산책로 보다는 매화밭 사이로 난 샛길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농원의 중심 산책로만 붐빌 뿐 산허리를 돌아 샛길로 빠지니
사람들의 인기척만 메아리처럼 들릴 뿐 인적 하나 없었다.
이 정도라면 만족스러운 여정이 되리라.

 
강마을의 밭과 산기슭에 100만여 그루의 매화나무가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니 선경이 따로 없다.

30만여 평에 군락을 이룬 매화꽃들이 섬진강 일대를 거대한 화원으로 만들어 버렸다.

매화마을에서 본 섬진강 일대

섬진(매화)마을을 중심으로 하는 광양매화축제는
3월 14일 부터 22일 까지 열린다.

Daum 블로그(http://blog.daum.net/jong5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