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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비경

비행기에서 내려 본 듯한 영월 선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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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돌 가는 길

가족 여행은 항상 고민이다.
나름의 원칙을 정한 게 있다면
나 위주의 여행이 아닌
 가족 모두를 위한 일정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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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다. 선돌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그쳤다.

다음으로 염두에 두는 게 있다면
접근하기 쉬운 곳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아이들도 무난하게 걸어갈 수 있는 곳이어야 하며
풍광 또한 여행 초보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곳을 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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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돌 전망대

음식과 맛집 또한 사전에 파악해야 하며
숙소도 아이들과 여인네들이 선호하는 콘도를 잡아야 한다.
늘 혼자 떠나는 데 익숙하지만
때론 같이 갈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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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돌(立石) 깍아지른 듯 우뚝 솟은 바위 높이가 70여 미터이다.

어른 넷, 아이 셋이 동행을 하였다.
길도 멀 뿐더러 한꺼번에 움직이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일정은 느슨하게, 사진은 재빠르게
일행의 걸음은 느리게, 나의 걸음은 재빠르게

그래야 일행이 기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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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치자 구름이 산에 머물다.

 강원도에 도착하여 처음 들린 곳이 청령포이다.
내릴 듯 말 듯 하던 비가 영월땅에 이르러서야 폭우로 변하였다.
여행 일정과 코스를 잡은 것은 나였지만
일행들에게 좋은 풍광을 보여주는 것은 순전 하늘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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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난간 사이로 선돌을 보니 마치 비행기 창으로 본 듯한 착각이 든다.

일행들이 여행지의 아름다움을  느끼자면
나의 안목과 함께 날씨가 한 몫을 한다.
걱정에 휩싸여 청령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선돌'을 먼저 둘러 보고 다시 올 것을 제안하였다.
선돌 쪽 하늘이 개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청령포는 배로 드나들기 때문에 비가 오면 곤란하다.
하늘을 보니 대략 한시간 남짓 후에 이곳 청령포의 하늘도 개일 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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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 옆 언덕배기에 집 한채가 보였다. 대갓집 별당아씨와 함께 밤도망쳐 숨어 살기에 좋은 곳이려니......

선돌 주차장은 한산하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아이들의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구름이 산을 넘다 잠시 산능선에 머물고 있었다.
한 손에 우산을 들고 나머지 한 손으로 힘겹게 사진을 찍고 있는데,
조카가 한 마디 건넨다.
"비 안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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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롯한 숲길을 잠시 걸어가면 선돌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예전에는 없던 '사진 찍는 곳'도 생겼다.
내가 보기엔 전망은 좋으나 사진을 찍기에는 구도와 시야가 맞지 않는 곳인데 말이다.
저마다 보는 눈이 다른 법이겠지.
영월 곳곳에는 '사진 찍기 좋은 곳'이라는 표지석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참 잘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평범한 사진 이상을 찍을 수 있는 지점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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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치고 날씨가 개었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구분이 안되었다.
구름과 물안개, 유유히 흐르는 서강, 우뚝 솟은 선돌,
고요한 산골마을이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그 옛날 영월부사를 지낸 홍희간, 뛰어난 문장가 오희상, 홍직필
세 사람이 본 선돌의 경관도 오늘 같으리라.
구름에 쌓인 선돌의 산수에 반한 그들은
선돌 암벽에 '운장벽雲莊壁' 이라는 글자를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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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西江이 아래를 휘감아 도는 곳에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선돌은 신선암神仙岩이라고도 불린다.
두 갈래로 갈라진 바위의 높이만 70여 미터요.
선돌 아래 층암절벽은 천길이나 될 법하다.

옛 길이 선돌 아래에 있었다 하나
혼자가 아니라 찾으러 나서지 못한 게 아쉽다.

선돌 아래 깊은 소에는 자라바위가 있다.
전설에 의하면 인근 남애南涯마을 장수가 태어나 적과 싸우다 패하자
이곳에서 투신하여 자라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그후 선돌을 보며 소원을 빌면 한가지씩 꼭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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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 평창강과 주천강이 만나는 선암마을에서 청령포를 감싸안으며
영월읍 합수머리에서 동강과 만나 남한강으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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