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먹었으면 후회했을 후쿠오카 명물, ‘한입크기교자’
일본어 한마디 못하면서 무조건 떠난 배낭여행②
호텔에 짐을 푼 우린 무사히 일본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벌러덩 침대에 드러누웠다. 그렇게 스스로를 대견해 하다가 좀 더 용기를 내어 역 주위를 돌아보기로 했다. 마침 저녁 무렵이라 식사할 곳도 찾아야 했다.
▲ 하카타역 인근은 즐비한 음식점과 오가는 사람들로 붐빈다.
일단 시원한 생수를 들이킬 필요가 있었다. 그때까지 긴장으로 느끼지 못했던 아스팔트의 열기가 뒤늦게 온 몸을 데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호텔 앞 편의점에 들러 물건 값을 계산하는 걸 시작으로 물건을 사는 데에도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다. 듣던 대로 편의점과 자판기는 거리마다 넘쳐났다.
▲ 거리마다 사람들로 북적대는 하카타역 일대.
역 광장을 지나 음식점 거리로 들어섰다. 유동인구가 많은 하카타역 일대 거리는 오가는 사람들로 붐볐다. 일본어로 적힌 현란한 간판들,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 음식점에서 뿜어 나오는 연기와 냄새 들이 더운 공기와 합쳐져 사람의 혼을 빼놓았다. 고급 음식점과는 달리 거리로 마구 쏟아져 나오는 음식점의 연기와 냄새는 이곳이 그토록 청결한 일본이 맞나 하고 의심할 정도로 더운 공기에 섞여 여간 불쾌한 게 아니었다.
▲ 하카타역 인근 어느 식당 벽면에 적힌 메뉴판.
일단 거리의 끝까지 가기로 했다. 거기서 다시 돌아 나오며 적당한 음식점을 고르기로 한 것. 낯선 일본어 간판과 한자가 간간이 섞인 메뉴로 무엇을 하는 식당인지 대충 짐작해 보기를 수어 차례. 마침 한 쪽으로 ‘한국어 메뉴판 있음’이라는 낯익은 글자를 발견했다.
▲ 하카타역 인근의 어느 식당
▲ 식사를 했던 하카타역 인근의 마스마사 식당.
극락이 따로 없는 맛, ‘한 입 크기 교자’
가게 몇 곳을 서성이다 그중 한 곳으로 들어갔다. 제법 넓은 홀은 손님들로 북적댔다. 미모의 여종업원이 활짝 웃으며 안내한다. 일단 만족스럽다. 근데 메뉴판이 온통 일본어다. 당황한 것도 잠시, 방금 전에 봤던 ‘한글 메뉴판 있음’을 떠올리며 다시 영어로 짧게 주문을 했다. “코리안 메뉴?” “오케이” 종업원은 큼직한 한글 메뉴판을 가져왔다.
▲ 일본어 메뉴판
그림까지 들어간 한글 메뉴판을 보자 여유가 생긴 우리는 대인의 풍모로 음식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일본에 왔으니 먼저 ‘나마비루(생맥주)’를 한 잔씩 주문했다. 음식으로는 하카타 토종닭으로 만든 ‘다이후쿠모찌’(190엔) 6개를 주문했다.
▲ 시원한 나마비루(생맥주)는 식사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
다이후쿠모찌는 말 그대로 일종의 떡이다. 고기완자에 곤약페이스트를 피로 감싼 것으로 맛이 쫀득쫀득하고 식감이 탱탱했다. JAS(일본농림품질표시제도) 인정 식품이란다. 그리고 갖은 회와 해산물이 들어간 비주얼이 좋은 명물 해물 덮밥(980엔)과 하카타 한 입 크기 만두(450엔)도 주문했다.
▲ 식당에서 주문한 명물 해물 덮밥.
▲ 하카타 토종닭으로 만든 다이후쿠모찌.
하카타 한 입 크기 만두(교자)는 그중 제일 맛있었다. 겉은 바싹한데 속은 아주 부드러워 식감이 뛰어났다. 게다가 손가락보다 작은 크기에 만두소를 넣은 교자는 한입에 쏙 들어가서 만두피가 터질 염려도 없었다.
▲ 식당에서 주문한 한 입 크기 만두.
한 입 크기의 작은 교자인 ‘히코구치(一口)교자’는 후쿠오카의 명물 음식이다. 원래 일본에서 교자는 반찬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한데, 후쿠오카 교자는 안주로 생각한단다. 그래서 술집에서 교자를 흔히 맛볼 수 있었다.
시원한 생맥주에 교자 한 입이면 극락이 따로 없다. 후쿠오카에서 이것을 먹어 보지 않았더라면 크게 후회할 뻔했다. 후쿠오카에 유명한 교자집이 많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들러볼 일이다.
▲ 하카타역 인근의 어느 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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