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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행

너무나 운치 있는 유후인 이곳, 알고 봤더니?

 

 

 

 

 

 

 

너무나 운치 있는 이 건물의 정체, 과연 뭘까요?

 

일본 규슈 유후인은 관광객으로 늘 붐비는 곳이죠. 그러나 유후인 역과 긴린코 호수로 이어지는 거리만 북적댈 뿐 이곳을 조금만 벗어나면 이내 한적한 시골 풍경이 펼쳐집니다.

 

 

긴린코 호수 남쪽에는 부쓰산지(佛山寺)라는 작은 절이 있습니다. 헤이안 시대에 쇼쿠(性空) 스님이 창건한 절입니다. 인적 하나 없는 외딴 마을 고샅길을 따라 홀로 이 절을 찾아 나섰습니다.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말이죠. 안내판도 없어 잠시 골목길을 헤매다가 마을 귀퉁이에 있는 작은 카페 여주인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부쓰산지를 찾았답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데도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경내는 시원했습니다. 아주 정갈했지요. 전통 방식으로 지은 오래된 법당과 산문의 지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법당을 지나 산문으로 돌아 나오던 중 숲 속에 들어앉은 예쁜 건물과 마주쳤습니다.

 

 

무슨 초막인가 했는데 가까이 다가가보니 차를 마시는 다실 같았습니다.

 

 

입구의 잘 다듬은 돌확에선 맑은 샘물이 펑펑 솟아나고 있었습니다.

 

 

거실에는 아무런 장식이 없는 선적이었습니다. 검박한 탁자에 꽃병 하나와 도자기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거실 양쪽으로는 문을 내어 안으로 통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깔끔하다 못해 경건한 분위기마저 들 정도로 매력적인 이 공간은 아무리 봐도 다실로 여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 이렇게 운치 있는 다실이 있구나, 감탄을 하며 안을 들여다보며 좌우를 살피다 다시 한 번 놀라고 말았습니다. 다실이 아니었습니다.

 

 

그제야 거실 좌우에 남자의 소변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순간 엄청난 충격에 빠졌습니다. 예쁜 풍경에 정신이 팔려 좌우에 있는 소변기의 존재를 뒤늦게 알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실망은 잠시, 이런 운치 있는 화장실이 있다는 데 다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부러운 마음이 들면서도 동시에 아주 흡족한 기분에 젖어 산문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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