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창업주 이병철 생가 직접 가보니
경남 의령군 정곡면 중교리 장내마을에는 우리나라 재벌가를 대표하는 호암 이병철 생가가 있다. 여행자는 이병철이라는 인물보다는 오히려 그의 생가에 더 관심이 있었다. 작년인 것으로 기억된다. 함양의 한 고택을 방문하여 일행들에게 소개하고 있는데 누군가 대뜸 이병철 생가를 가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병철 생가로 가는 골목길. 이 담장 너머의 집에서 신혼살림을 했다고 한다
사실 전국의 내로라하는 고택을 수 없이 답사해 보았지만 이병철 생가는 소문만 들었을 뿐이었다. 그도 당연한 것이 이병철이라는 인물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의 생가는 그저 그런 관심 밖의 일이었다. 그러다 마침 의령을 갈 일이 있어 들르게 되었다.
호암에 대한 평가는 다양한 만큼 다른 이들에게 맡기고 여행자는 그의 생가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마을의 중간쯤에 있는 호암 생가는 긴 골목길을 따라 가면 된다. 나중에 관리인으로 보이는 이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생가 옆의 높은 담장에 가린 집은 호암이 결혼하고 나서 신접살림을 한곳이라고 했다.
사랑채. 안채 안마당과 사랑채 바깥마당에 각기 우물이 있다는 점이 특이하고 의아스럽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은 비좁다는 느낌이지만 골목 끝에 있는 생가에 들어서면 마을에 이런 자리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제법 널찍한 터가 눈에 들어온다. 나지막한 산자락 끝에 있는 생가 터는 아늑한 기운이 느껴진다.
생가를 둘러싼 나지막한 야산과 상수리나무
사랑채와 안채가 모두 一자형으로 비교적 소담한 구조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생가를 둘러싼 야산의 상수리나무이다. 겨울이라 잎이 떨어진 지는 오래지만 집을 감싸주는 것이 편안하다. 풍수지리에 따르면 곡식을 쌓아 놓은 노적가리 형상을 하고 있어 주변 산의 기가 이곳에 모인다고 한다.
안채
이 집은 호암의 조부가 1851년에 지은 것으로 전해지며 그 후 몇 차례의 증축과 개축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사랑채와 안채는 一자형이고 곳간채와 대문이 있는 다소 간략한 구조이다.
안채
호암에 대한 평가는 서로 엇갈리겠지만 그의 생가만으로 본다면 다소 소박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한 사람이 세상에 이름을 드러내는 것은 그가 태어난 곳의 지세에 의해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장독대
곳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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