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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땅, 제주도

목석원의 제주 명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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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에서 뺄 수 없는 여행지가 있다. 오름과 해안선이 제주의 비경이라면 제주를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 각종 공원이다. 식물원에서 각종 공연장, 조각공원 등 테마별로 잘 조성되어 있다. 입장료가 두려운 나는 주로 걷거나 돈없이 갈 수 있는 곳을 좋아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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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여 동안의 제주 여행동안 입장료를 지불한 곳은 단 두 곳이다. 이곳 목석원과 삼성혈이다. 수많은 공원중에서 목석원을 택한 것은 각종 테마공원들을 거의 다 둘러본 이유도 있지만 사실 '동자석'과 '조록나무 뿌리'로 만든 조각품을 보고 싶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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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석원에 도착하니 초여름의 햇살이 따갑다. 우거진 대숲에서 잠시 더위를 피하였다. 사위가 조용하다. 이리저리 눈동냥을 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아주머니 부대가 들이닥친다. 왁자지껄한 소리도 잠깐 일제히 초가집 벽에 난 구멍을 들여다본다. 궁금한 건 못참는 나, 아줌마 부대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후 다가가보았다. 허. 참, 잘도 생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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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무덤은 사방의 돌담에 둘러싸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목석원은 제주도 기념물 25호다. 이곳에는 1,000여 점의 갖은 모양을 한 조록나무(조롱나무), 사람의 머리 모양을 한 500여 점의 수석들이 있다. 이러한 각종 조각상과 기이한 돌들이 옛 제주초가와 돌담, 대나무숲과 퍽이나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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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석원에 들어서면 잘생긴 돌하르방이 있다. 너른 공터에 있는 하르방은 준수한 외모를 자랑하고 목물木物이 전시되어 있는 초가마당 가운데에 있는 하르방은 다소 위압적이다. 돌하르방은 '돌로 만든 할아버지'라는 뜻으로 원래 아이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말이, 1971년 제주민속자료 제2호로 지정되면서 정식명칭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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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돌하르방을 육지의 장승과 비교하는데 약간의 차이가 있다. 장승은 신앙적 성격이 강한데 비해, 돌하르방은 읍성 주위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미루어 읍성의 수호신 역할을 했던게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또한 생김새를 보면, 장승이 수염이 있고 손의 표현이 생략된 것에 비해 돌하르방은 손의 위치는 각기 다르나 손이 도드라져 있으며, 수염이 없고, 입을 다물고 있어 이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남원 호기리 장승을 보면 생김새가 돌하르방과 흡사하다. 이는 돌하르방이 장승 문화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일설에는 남태평양의 거인숭배신앙에서 전파된 남방기원설, 몽고의 훈촐로라 불리는 석인상에서 영향받은 몽고기원설, 제주자생설 등이 있다.

지리산 장승들 보러 가기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86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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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석원 곳곳에는 바위를 몸돌삼은 사람의 머리 모양을 한 수석들이 전시되어 있다. 일부 석두石頭에는 얼굴의 눈, 코, 입까지 조각되어 있어 실제 사람의 모양과 흡사하다. 목석원을 통틀어 500여 점의 석두가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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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석두들 사람의 머리 모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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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진기한 형상을 띄고 있는 조록나무 뿌리도 목석원의 볼거리다. 이곳의 목물은 한라산의 난대림지대에 자생하는 조록나무의 뿌리로서 수백년동안 땅속에 묻혀서 썩다 남은 뿌리의 중심부분이 마치 조각품처럼 다듬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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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록나무 뿌리 작품 (제목 : 긴 여로) 이 작품 앞에서 한없이 앉아 있었다.

조록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제주와 완도에서만 자라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조로기낭 혹은 조래기낭으로 불린다. 나무의 잎에 조롱과 닮은 벌레혹이 붙어 있어 '조롱나무'라고도 한다. 제주 영평조록나무는 나무가 오래되고 생물학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어 1974년 제주도 기념물 제21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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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포효

이곳의 조록나무 뿌리 중 독특한 조형미를 형성하고 있는 20점은 1973년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었고, 1977년 제주도 고시 제1069호에 의거 외부담장 이내 2,730평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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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석원 안쪽 구석에 사각돌담을 쌓아 넓은 석곽묘처럼 만든 야외전시장에 100여 기가 넘는 동자석이 있다. 동자석은 원래 망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무덤 앞에 서 있었다. 귀엽고 친근하면서도 각기 다른 표정을 하고 있는 동자석을 보고 있자면 그 표정에 따라 보는 이의 얼굴표정도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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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석 그 다양한 모양과 표정의 매력에 푹 빠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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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동자석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제주도 전역에서 볼 수 있었는데, 수집의 대상이 되면서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동자석은 조선초기부터 약 1900년을 전후하여 성행했던 제주도 장묘문화의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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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석원의 동자석들은 20여 년 전부터 도로공사로 인해 무덤들이 옮겨지거나 가족 공동묘지로 이장하면서 수집된 것들이라고 한다. 여기에 있는 동자석들의 연대나 원래 위치는 알 길이 없다고 한다. 다만 이 귀한 동자석들을 볼 수 있다는 것만 하여도 감개가 무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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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석들은 작은 것은 30cm에서 큰 것은 1m 정도 되는 것도 있다. 모양도 제각기여서 유심히 살펴보면 흥미롭다. 어떤 동자석들은 촛대, 술병, 찻잔 같은 것을 들고 있는데, 이는 죽은 자에 대한 산사람의 정성의 징표가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그 표정과 생김새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는 이 동자석들을 보는 것만 해도 목석원에 온 보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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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석원은 제주도 기념물 25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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