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화의 땅, 제주도

색달해안 갯깍주상절리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른모살 해수욕장 진모살이라 불리는 중문해수욕장 옆에 있다. 갯깍주상절리가 있는 한적한 해수욕장이다.

제주도는 해안 어디를 가도 풍광이 좋다. 우도의 검멀레, 성산 일출봉, 신영영화박물관의 남원 큰엉해안, 월평해안, 하예동의 질지슴해변, 산방산 아래의 용머리 해안, 차귀도가 바라보이는 자구내, 비양도와 협재, 금능해수욕장 등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다만,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제주도만의 해안비경을 찾고 싶다면 주상절리해안을 권하고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갯깍주상절리대 길이 1km에 높이 40여 미터의 해안절벽이다.

제주의 대표적인 주상절리대는 이제 널리 알려진 중문 대포동 주상절리대와 오늘 소개할 갯깍 주상절리대가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90년대 말쯤으로 기억된다. 무작정 떠난 제주도에서 지삿개를 찾았다. 여름 땡볕에 살을 탈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다. 지금의 컨벤션센터는 한참 터공사를 하고 있었다. 골목골목을 돌아도 지삿개를 찾을 수 없어 한참을 헤매다 해안쪽으로 난 산길을 따라 내려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포주상절리대(지삿개) 2006년 6월의 사진(아래사진도 포함)

족히 서넛시간이 흘러서야 겨우 지삿개를 찾을 수 있었다. 대포해안주상절리대. 바다 위로 솟은 육각의 돌기둥에 부셔지는 옥빛 파도소리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신이 빚었다고 해도 그 말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수천 개의 돌기둥은 감동 그 자체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포주상절리대 바다 위로 솟은 육각의 기둥들이 장관이다.

제주도의 숨은 비경으로 알려져 있던 이 지삿개해안은 그후 중문단지의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주차장을 만들고 입장료를 받으면서 일반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지금은 제주도에 가면 필수관광코스 중의 하나가 되었다. 2006년에 지삿개를 다시 한 번 찾았을 때에는 넘치는 관광객으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연동굴

제주도 여행 마지막 날에 찾은 곳은 최근 '올레'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는 예래생태마을이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박수물에 도착을 하니 비바람이 거세지기 시작하였다. 우산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바람이 심하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산이 날려가고 바람이 심하여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 카메라가 심하게 흔들려 사진이 흐릿하다.

사진을 찍기 위하여 갖은 방법을 동원하였으나 소용이 없었다. 차 안에서 반대편 창을 열고 사진을 찍기 시도하였지만 차안까지 비바람이 몰아쳐 카메라를 덮쳐 버렸다. 우산이 뒤집히기도 수십 번, 포기할까를 몇 번이고 생각하였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굴 천장에는 육각의 돌기둥 단면이 보인다.

사진 한 번 찍고 렌즈를 닦고 이런 식으로 버티는 수 밖에 도리가 없다. 바람이라도 불지 않으면 번거롭더라도 우산과 삼각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여기는 제주도다. 제주의 바람을 이날 실감하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중도에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가 있다. 마지막 날의 여행지를 바로 용문덕 질지슴해안과 갯깍주상절리대로 예정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작정 떠나는 여행이더라도 첫날과 중간날, 마지막 날의 코스는 항시 머리속에 그리기 마련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사시대 동굴유적지

여행에서 얻는 감동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구와 갔느냐도 중요하겠지만 혼자 가는 여행일수록 감정을 잘 끌어올려 자신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일정이 중요하다. 그런데도, 그날은 실패인 것 같았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용문덕을 거쳐 해안쪽으로 난 길을 계속 따라오자 서부하수처리장이 보인다. 해안경승에 왠 하수처리장이냐고 하겠지만 이곳은 반딧불이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여기서 조그마한 다리를 건너면 갯깍주상절리대다. 근래에 들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새로운 명소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갯깍'은 '바다(갯)끄트머리'라는 제주도 방언이다. '주상절리柱狀絶理'는 말 그대로 기둥 모양의 절리다. 대개 육각이나 삼각의 긴 기둥모양을 하고 있다. 여러 가지 성분이 섞인 용암 덩어리가 평행 또는 수직으로 흐르다 바닷물과 만나 형성된 바위들을 일컫는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km 에 달하는 대포동의 주상절리만큼 이곳도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다. 다만 대포동의 주상절리가 육각의 기둥모양으로 바다 위로 솟아 있다면 이곳은 절벽에 각이진 기둥들이 40여 미터의 높이로 그 위용을 자랑한다. 이곳이 좋은 점은 사람이 붐비지 않고 입장료가 없다는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손으로 직접 만지면서 느낄 수 있다는 데 있다. 선사시대 유적이 있는 동굴과 자연동굴이 있어 체험장소로는 제격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부하수처리장에서 들어서면 완도의 구계등이나 거제도 학동, 보길도의 예송리 해변처럼 큰 몽돌들이 해안에 널려 있다. 파도에 닳고 닳아 반들반들한 것이 비를 맞아 윤기가 더 있어 보인다. '사랑의 돌길'이라고 불리는 이 길은 동굴 쯤에서 끝이 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석공이 정교하게 돌을 다듬다고 한들 이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 신이 만들었다고 해도 의심스러울 정도로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걸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개다리폭포 정방이나 천지연보다 작은 규모지만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앙증맞은 폭포다.

갯깍주상절리대는 중문단지 하얏트호텔 산책로로 들어서면 된다. 혹은 예래생태마을로 가는 방법이 있다. 이왕이면 후자 쪽을 택하여 질지슴 용문덕 해안길을 거쳐 서부하수처리장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박수물에서, 큰코지, 질지슴, 작은코지, 용문덕, 환해장성, 논짓물 코스를 거쳐 갯깍주상절리대까지 이르는 코스를 꼭 추천하고 싶다. 제주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스크랩 하러 가기 (http://blog.daum.net/jong5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