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흔히 제주의 절경 가운데 10곳을 골라 '영주십경'이라 하였다. 그중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 한라산 중턱의 초원지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조랑말떼를 '고수목마古藪牧馬'라 하여 영주십경의 하나로 꼽았다.
제주시에서 5.16도로로 불리는 1131번 도로를 달리다 보면 드넓은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개오리오름(견월악)아래 평지에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 목마장'이 있다. 지도에는 경주마방마지로 나오기도 한다.
이곳에서 키우는 제주마는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되었다. 제주도의 중산간지역을 가다보면 말들을 흔히 볼 수 있지만 이곳의 말들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관리하는 분의 말을 따르면 암놈이 130여 마리인데 비해 수놈은 한 마리 뿐이다고 한다. 새끼까지 포함해서 200여 마리를 방목하고 있다고 한다.
제주말은 몸집이 작으나 체질이 강건하며 성질이 온순하다. 지역환경에 잘 적응하고 거친먹이로 기를 수 있다. 병에 대한 저항력과 생존력이 강하여 농경과 수송수단으로 이용되었다.
옛날에는 과수나무 밑을 지날 수 있다하여 과하마果下馬 또는 토마土馬로 불렀다. 키가 작은 말을 조랑말(어깨높이가 140cm 이하인 말)이라고 하는데, 이 제주말도 조랑말로 부르기도 하였다.
언제부터 제주에서 말이 사유되었는지는 사료나 관련유적이 없어 확실하지 않으나 대개 선사시대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기르기 시작한 것은 고려 원종 때 원나라가 제주에 들어와 목마장을 설치하고 충렬왕 2년인 1276년에 탑자적塔刺赤을 다루가치達魯花赤(고려 후기에 원나라가 고려의 내정을 간섭하기 위해 설치한 민정民政 담당자)로 임명하여 몽고말 160필을 들여오면서부터이다.
원이 멸망한 후에도 제주는 고려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말의 생산과 사육에 종사하던 호수가 전체호수의 4분의 1이나 되었다고 한다. 제주도에서 생산하는 말이 국가차원에서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수치이다.
제주 삼다에는 비록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제주마는 제주도를 대표할 수 있는 자랑거리이다.
지금은 농기계와 수송수단의 발달과 보급으로 인하여 제주마의 경제적 가치가 떨어져 사육하는 말의 수가 급격히 감소하였다. 이에 제주마 보존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순수혈통을 지닌 제주재래마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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