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걷기 좋은 ‘담양 죽녹원’
담양땅은 예로부터 대나무와 죽세공업, 3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죽물시장으로 유명하였다. 담양은 우리나라 대밭의 4분의 1정도를 차지할 만큼 ‘대의 고장’으로 이름나 있다. 담양 어디를 가도 대숲에 둘러싸인 마을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절개의 상징이자 사군자의 하나인 대나무가 많은 담양은 기름진 들판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조선시대 사대부 문화의 정자문화권을 이루었다. 대나무가 사대부층에게는 정신과 풍류, 문학의 산실이 되었다면 민초들에게는 삶과 생존의 원천이 되었다.
담양군 담양읍 향교리 죽녹원, 담양군이 성인산 일대에 조성하여 2003년 5월 개원한 대나무 정원이다. 죽림욕장으로 인기가 높은 이곳은 약 16만㎡의 울창한 대숲이 펼쳐져 있다.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총 2.2km의 산책로는 운수대통길·죽마고우길·철학자의 길 등 8가지 주제의 길로 구성된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울창한 대숲이 사람들을 맞이한다. 연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지만 1박2일의 영향 탓인지 숲은 사람들로 가득하였다. 본격적인 대숲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 서면 영산가의 시원인 담양천을 비롯하여 수령 300년이 넘은 고목들로 조성된 관방제림과 담양의 명물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관방제림은 인조 26년인 1648년에 담양부사이던 성이성이 수해를 막기 위해 담양천을 따라 둑을 쌓고 나무를 심기 시작하였고, 그 후 철종 5년인 1854년에 당시의 부사 황종림이 관비로 연인원 3만 명을 동원하여 둑을 완성하고 숲을 조성하였다고 한다.
이 숲에는 푸조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음나무, 개서어나무, 곰의말채나무, 벚나무 및 은단풍 등이 아름드리 거목이 되어 좋은 숲을 이루고 있다. 지금도 숲은 잘 보존되어 있으며 산책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대나무 반, 사람 반’일 정도로 탐방객이 많은 죽림원이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한적하게 대숲을 즐길 수 있다. 일상에 지친 피로와 탐방객들의 소리들도 대숲에 조금씩 사그라지기 시작한다.
아직은 뜨거운 햇살마저 대숲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청량해지고 댓잎의 사각거리는 소리에 심신이 맑아진다. 대숲 중간 중간에는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竹露茶가 자생하고 있다. 죽로차 한 잔의 여유와 댓잎이 풍기는 향기로 정신은 맑아진다.
고갯길에 다다르면 내리막길이다. 최근 1박2일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죽녹원 아래 산기슭에는 소쇄원과 명옥헌 등 담양의 정자를 모방한 건물을 지어 각종 체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많은 인파가 몰려 한적하게 산책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지만 가족 단위의 탐방객들이 한번쯤 들릴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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