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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여행의 기술, 칼럼

보성녹차밭-시사 주간지 '시사IN'

 

 


녹차 밭 아가씨 웃음소리

오월에는 사방 어디든 갈 만하고, 볼 만하다. 전남 보성의 녹차 밭은 오래전부터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블로거 ‘김천령’(neowind.tistory.com)이 이른 봄 그곳을 다녀왔다.

<영취산 진달래를 보러 가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었다. 봄꽃이야 어디엔들 피어 있고, 굳이 사람 붐비는 곳을 찾는 수고로움을 덜고 싶었다. 대신 봄의 싱그러움을 만끽하고 싶었다. 사실 나는 봄꽃보다 연둣빛 잎사귀를 더 좋아한다. 봄바람이 뺨을 살랑살랑 적실 때 연둣빛 나뭇잎을 보노라면 거의 미치기 일보 직전까지 간다.

나무가 연둣빛을 발해야 진정한 봄이다. …그래서 찾은 곳이 보성 녹차 밭이다. 녹차 밭 가는 길은 우람한 삼나무 터널이다. 특히 연인이 많이 왔다. 아가씨들의 웃음소리가 녹차 향에 실려 온다. 쾌활하다. 봄의 아가씨 웃음소리만큼 상큼한 것이 또 있을까.

…10년 전에 오고 처음이다. 그때는 이곳에 오는 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 그때와 달라진 점은 없다. 1939년 우리나라 차 재배지를 찾던 일본의 차 전문가들이 이곳을 점찍었다. 1941년 인도산 차나무를 심으면서 기업식 재배가 시작되었다. 따뜻한 날씨와 강우량은 조금 못 미쳐도 아침저녁 안개가 습기를 보충해주어 차나무가 잘 자라는 조건이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곳에서 차가 재배된 것은 훨씬 예전부터다. 보성 녹차 밭 산책은 지금이 적기이다. 오월을 넘어서면 녹차 잎이 지금보다 더 푸르겠지만, 땡볕이 온몸을 태우고 만다.>




[34호] 2008년 05월 06일 (화) 11:34:06 오윤현 기자 noma@sisa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