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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여행의 기술, 칼럼

화장한 여자 VS 후보정한 사진



화장한 여자
VS 후보정한 사진

- 여행의 기술 그 세 번째 이야기

 블로그에서 사진이 필수조건이 되었다. 굳이 비쥬얼이 중요한 시대라고 강조할 필요도 없다. 블로그 포스팅에서 사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건 기저귀 찬 아이조차 고개를 끄덕일 정도니 말이다. 그럼, 사진을 원본 그대로 꾸밈없이(?) 올리는 게 좋을까? 아니면 원본을 후보정하여 보기 좋게 올리는 게 나을까? 너무도 뻔한 질문인가?




 요즈음 대학 새내기들을 보면 화장은 기본이다. 내가 대학다닐 때만 해도 새내기 여대생들은 거의 화장을 하지 않은 보송보송한 맨얼굴 이었다. 졸업할 즈음이 되어야 화장법을 배우고 대학문을 나서곤 하였다. 화장품이 고가이고 주위에 화장하는 여대생들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사진도 그러했다. 이미지 작업용 소프트웨어가 활성화되기 전만 해도 고급 사용자를 위한 포토샵이 전부였다. 디지털 카메라가 일반화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보통사람이 포토샵 같은 고급 이미지 작업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도 힘들었다. 지금은 카메라를 구입하면 이미지 작업용 소프트웨어도 같이 제공해 준다. 누구나 쉽게 후보정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장과 후보정은 필요악인가.
 주위에 사진 찍는 이들을 보면 후보정에 의존하는 이들이 많다. 이는 주로 사진 초보자나 젊은 찍사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문제이다. 이들은 한 장의 좋은 사진을 건지기 위해 발품을 들이기보다는 컴퓨터 앞에 몇 시간을 앉아 후보정하는데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한다. 원본과 너무나 다른 사진에 조금 과도한 후보정이 아닌가 하고 물으면 어차피 사진도 왜곡이니, 후보정도 사진 기술의 연장선이라고 변명한다.

 여대생 새내기들에게 에둘러 물어본 적이 있다. 당신의 나이 때에는 맨얼굴이 더 예쁘지 않느냐고. 돌아오는 대답이 걸작이다. 요즈음은 중학생 때부터 화장을 한다고. 할 말이 없다.

 화장하는 새내기 여대생들과 후보정에 집착하는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사진에 대한 정신의 결여이다. 사진을 찍는 일은 단순히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과 안목에 달려 있다. 대상을 보는 자신의 안목을 높이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먼저이고 기술은 나중의 문제이다. 화장도 마찬가지이다. 얼굴에 자신의 인품이 드러나도록 부단히 자신의 내면과 인상을 가꾸는 노력이 먼저이고 화장법을 배우는 건 나중의 문제이다.

 간혹 과도한 화장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들이 있듯이 과도한 후보정은 사진 자체를 훼손하고 그사람의 정신마저 의심하게 만든다. 후보정은 사진을 보완하는 부수적 장치일 뿐이다. 사진이 왜곡의 산물이라 하더라도 후보정은 최소한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화장과 후보정은 NO?

 가끔 사진 후보정에 대해 민감하게 거부 반응을 하는 이들이 있다. 자신의 맨얼굴을 자랑하며 화장으로 얼굴에 떡칠을 했다고 상대방을 비난하는 이들도 간혹 본다. 과연 그럴까? 자신은 허옇게 튼 얼굴인데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적절한 후보정과 화장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후보정을 무시하는 이들도 포스팅 할 때 사이즈 조절(자동으로 설정되어 있기도 하지만), 트리밍 등 간단 작업이 기본적인 후보정 과정 속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흔히 간과하게 된다. 후보정의 의미를 정확히 모르고 있다고 봐야 하겠다.

 누구나 사람을 만날 때 세수는 하고 만난다. 조금 중요한 약속에서는 격식을 갖추고 적절한 화장으로 상대방에게 호감을 줄려고 한다. 후보정도 같은 맥락이다. 내 사진을 누군가에게 공개를 할 때에는 맨얼굴보다는 상대방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약간의 후보정이 필요하다. 최소한의 후보정은 내 사진을 보는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어떤 이들은 후보정이 어렵다고 불평한다. 사실 요즈음은 포털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후보정 기능만이라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굳이 초보자에게 어려운 포토샵이 아니더라도 카메라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이미지 작업용 소프트웨어나 각종 편집프로그램도 조금만 공부하면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나의 단정하지 못한 모습을 보고 상대방이 불쾌하게 여긴다면 세수하는 법을 몰라서 그러했다고 변명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아름다움은 인간이면 누구나 원한다. 다만 아름다워질려고 하는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무엇이 본류이고 무엇이 지류인지를 정확히 인식하는 게 중요한지 않은가 생각된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전문사진가이자 사진교육가인 '브라이언 피터슨' 이렇게 말하였다.
" 이제는 실수를 했을 때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이미지 작업용 소프트웨어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제발' 사진 이미지 작업용 소프트웨어를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라! 실제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수정하기 위해서 여가시간을 컴퓨터 앞에 매달려 있어야 한다면 즐거운 일이겠는가? '카메라 안에서' 정확한 노출을 만드는 법을 배우는 것은 많은 시간을 절약해 준다. 카메라 안에서 정확한 노출로 촬영을 하는 사람과 컴퓨터 앞에서 노출을 수정하는 사람 중에서 누가 더 많은 시간적 여유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