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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여행의 기술, 칼럼

블로거가 후손에게 남기는 유언 10가지



 

블로거가 후손에게 남기는 유언 10가지

- 블로그! 대를 물려 전해질 ‘가보家寶’가 될 수 있을까?


 블로그! 대를 잇는 가보家寶가 될 수 있을까? 블로그를 시작한지가 2년이 되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다. 2년 전 번질나게 여행을 다니는 나를 보고 주위에서 블로그를 하라고 권유하였다. 그저 좋아서 다닌 여행이었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책이나 낼 요량이었으나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이내 그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하였다.



✍ 블로그는 기록이다.

 블로그의 매력은 사실 기록에 있다. 나처럼 여행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은 더욱 그렇다. 본격 여행을 다닌 지가 10년이 넘었지만 사진이나 글을 남긴 것은 블로그를 시작하면서였다. 지금도 블로그에 올리는 여행지의 80% 이상은 예전에 가본 곳이다. 이전의 사진 자료가 없어 같은 장소를 재차 여행을 하였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하면서 사진을 찍게 되고 글을 남기게 되었다. 이것은 이후에 책을 내는 데도 도움이 되겠지만 이러한 기록은 여행지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정보를 공유하는 잇점도 있다.



✺ 평생 쓸 수 있는 포스트는 1만 2천 개 정도


 지금까지 DAUM 블로그에 올린 포스트는 451개이고 TISTORY에 올린 수는 277개이다.  DAUM 블로그는 2007년에 6월에 시작하였고 TISTORY는 2008년 4월에 처음으로 시작하였다. 1년을 365일로 잡으면 토,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한 건 정도 글을 올렸다. 이것을 평균 잡으면 여행자는 앞으로 1년에 250개 정도의 글을 올릴 수가 있다. 그러면 80세까지 10,500개 정도의 글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년에 올릴 수 있는 글의 수를 250개로 한정한 것은 토, 일요일은 무조건 쉬고, 하루에 한 건을 기준으로 하고 블로그에 흥미가 없을 경우에는 1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쉬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이날들을 제외한 것이다.

 80세까지 글을 올린다는 것은 80세까지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글을 올리겠다는 다짐이다. 사실 90세 정도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더 길어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죽을 때까지 카메라와 글은 놓지 않을 생각이다. 여행지에서 바람처럼 사라지는 게 나의 마지막이 되리라.



❉ 여행 블로그는 대를 이어야......
 

 올해부터 1년에 한 번씩 해외에 나갈 계획이다. 해외여행을 1년에 한번씩 나간다고 계획한다면 총 42개국 정도를 내가 갈 수 있다. 죽을 때까지 부지런히 다녀도 지구상의 237개 국가 중 6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수치이다. 한 사람이 평생을 다녀도 전 세계를 다 돌아볼 수는 없다. 이러한 이유로 여행 블로그는 대를 이어서 진행되어야 한다. 내가 추측하건대 해외 여행지에 대한 글은 나의 손자 대에 이르면 일정 정도 골격을 갖추리라 생각된다.

 만약 내 아래로 10대손, 300년(1세대를 30년 기준)정도를 지속해서 여행 블로그를 운영한다면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여행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 블로그, 대를 잇는 ‘가보家寶’가 될 수 있을까?

 흔히 ‘가보’하면 한 집안에서 대를 물려 전해오거나 전해질 보배로운 물건을 말한다. 블로그도 가보가 될 수 있을까? 여행자는 단연코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갓 시작한 지금의 시점에서는 별 볼일 없는 소소한 기록이지만 40년 후에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후손들에게 물려주어도 조금의 흠은 있을지언정 부끄러움은 없는 블로그 유산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비단 나의 블로그 뿐만 아니라 나의 아들 대에 혹은 손자 대까지만 이어져도 그때부터는  자료가 방대해지고 가치가 올라 블로그를 가꾸려는 후손들의 노력과 애정이 각별해지지 않겠는가.

 



✈ '블로그 양자‘가 필요하다.
 

 여행자는 지금 딸이 한 명 있다. 내가 죽은 후에 이 딸아이에게 블로그를 물려주었으면 한다. 이 아이가 나의 사후나 그전에 블로그를 물려받는다고 한다면 기꺼이 물려주겠지만 여행을 다니지 않고 글도 쓰지 않는다면 다른 이를 물색해야 한다. 자격도 되지 않는데 자식이라고 해서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비록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더라도 나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여행 블로그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 있는 자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다행히 나의 딸이 나를 닮아 여행을 계속 다니면서 글을 쓴다면 당연히 물려주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블로그 양자 혹은 양녀’를 들여야 한다. 블로그를 물려주는 데는 혈연보다는 블로그 인연이 더욱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 300년 후 블로그는 어떤 모습일까.

 아마 블로그라는 형식이 사라질 수도 있다. 문제는 형식이 아니다.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으려면 모든 것을 변화시켜라’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블로그라는 이름과 형식은 사라질지라도 여행기의 어떤 형태는 계속되리라 생각된다.

 전자박물관에 보관될 수도 있다. 개인의 소소한 기록이 300년 전의 시대상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지배층 위주의 역사 기술에서 대중의 역사 기록이 더욱 활발해지라 추측된다. 대중의 글쓰기가 활발할수록 역사기술은 훨씬 다양하고 풍성해질 것이다.

건축물의 변천과 복원에도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또한 사라진 문화의 다양한 행태와 문화의 이동, 문명의 변천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블로그는 유용할 것이다.



그럼, 대를 물려 전해질 가보가 되기 위해 후손들에게 남기는 당부의 말은 무엇일까.


❦ 후손들에게 남긴 블로그 1세대의 유언 10가지

1. 블로그는 여행 관련 글이 위주가 되어야 한다.

2. 블로그는 절대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매매할 수 없다.

3. 블로그 형식은 시대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으나 앞선 선조들이 작성한 블로그 텍스트는 절대 손대지 마라.

4. 선조들의 블로그에 대한 땀과 정성을 항상 기억하자.

5. 블로그 후계자는 혈연보다는 능력이 있는 자를 택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블로그 양자 혹은 양녀’를 과감히 취하여라.

6. 필요 이상의 수익을 쫓지 마라. 무리하게 된다.

7. 블로그 나눔을 실천하라. 수익은 물려주지 말고 개인 사후에 사회에 환원하라.

8. 여행기도 시대의 반영이다. 시대의 부름에 응하고 현실을 회피하지 마라.

9. 상업적인 글 등 블로그의 품위를 손상하는 글은 절대 배제한다.

10. 자신이 살고 있는 당대의 기록에 충실하되, 천년 이상 지속될 수 있는 긴 안목을 가져라.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http://blog.daum.net/jong5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