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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TV, 영화 촬영지

'에덴의 동쪽' 촬영지, 합천영상테마파크



'에덴의 동쪽' 촬영지,
합천영상테마파크

- 조금 낯선 색다른 여행(고향 이야기4)

전철을 타고 세트를 구경할 수 있다.

합천읍에서 황강변을 어깨에 끼고 달리는 길은 아름답다. 일명 백리 벚꽃길로 알려진 이 강변길은 합천댐까지 평탄한 길이다. 너른 들을 지나다 악견산과 용문정 사이의 좁은 길로 진입하기 전 '합천영상테마파크'가 있다.


나로서는 조금 색다른 여행인 셈이다. 나의 여행 방식과는 비록 다를지라도 고향에 온 이상 일종의 책무 비슷한 것이 생겼다. 이곳은  합천호를 돌다 보면 빠뜨릴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내가 피하는 곳이 있다. 하나는 번잡한 곳이고 다른 하나는 오지마을이다. 여행자가 오지마을을 피한다고? 사실 이유가 있다. 내 고향은 소백산맥의 지봉인 황매산 자락에 있다. 경남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인 합천과 합천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가 나의 고향이다.


내가 살던 고향은 해방 직후 좌·우대립이 심하였다. 이웃한 월계마을이라는 곳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줄도 모르다 마을 사람 한 명이 인근 삼가장에 갔다 와서야 온 마을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그것도 전쟁이 일어난 후 몇 달이 지나서야 말이다.

경성역(서울역)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에는 산길을 수십리 걸어 등교하는 급우들이 많았었고 심지어 눈이라도 많이 오면 등교가 불가능한 지역이었다. 지금은 온난화로 눈조차 오지 않는다. 대구로 가는 집 앞 도로가 포장이 된 것도 90년대 이후였다. 전ㅇㅇ씨가 자기 부모 묘소 가는 길은 포장을 했음에도 정작 군민들이 다니는 도로는 외면하였다. 그가 한 유일한 치적은 황매산을 제 이마처럼 깍아 놓아 우리가 소풍 장소를 잃어 버렸다는 것이다.

원구단

사정이 이러하니 오지마을을 굳이 찾을 필요가 있겠는가. 내가 사는 곳이 오지였으니....


해인사로 유명한 합천에도 개발바람은 비켜서지 않았다. 황매산은 철쭉제로, 영암사지는 폐사지의 답사처로, 합천호로 사람들은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어릴 적 암벽 이끼를 타고 오르던 모산재에는 철계단이 번듯하게 놓였다.

중앙우체국

영화 '단적비연수'를 필두로 황매산과 합천 관내는 영화, 드라마 촬영장소가 되었다. 사실 합천에서 제일 먼저 찍은 영화는 '학생부군신위'였다. 유교적 전통이 강하여 옛 장례문화가 가장 잘 남아 있는 곳이 고향인 가회면이었다. 이 영화에서 마을 사람들이 배우로 등장하기도 하였다.

'에덴의 동쪽' 신태환의 상징 태성빌딩

그후 '고금소총'이라는 영화를 고향에서 찍었다는 풍문이 들리었다. '단적비연수'로 알려진 합천이 '태극기 휘날리며'로 이름을 떨치더니 영화의 메카로 자리잡게 되었다. '영화 바람의 파이터, mbc 영웅시대, sbs 패션70's, kbs 서울 1945, 경성스캔들'을 이곳에서 촬영하였다. 최근 '모던보이'와 MBC 기획드라마 '에덴의 동쪽' 야외촬영이 이곳에서 이루어져 주목을 받고 있다.

'에덴의 동쪽' 민혜린(이다해)의 한세일보

사실 난 '에덴의 동쪽'을 최근에 와서 몇 번 보았을 뿐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당시의 거리, 외부 건물 등의 촬영만 이루어졌고 대부분의 촬영은 순천과 실내 세트장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이곳의 건물 안을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없고 철제 골조만 있을 뿐이다.
 
(신)세계백화점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연인들이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니 혼자 온 나는 춥기만하다.

한국은행

'에덴의 동쪽' 극중 이동철(송승헌)의 어머니 양춘희(이미숙)가 운영하는 식당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기차




인근 20분 내 가볼만한 곳은 송씨고가, 용문정, 합천호, 황계폭포가 있다. 등산지로는 허굴산, 악견산, 금성산(봉화산)의 합천호 조망이 좋다. 황매산과 모산재 등반도 좋으며 영암사지는 폐사지 답사의 으뜸이다.


☞ 합천읍에서 합천댐 방면으로 가면 된다. 곳곳에 이정표가 있어 찾기가 수월하다.

영상테마파크 앞의 보조댐, 이곳에서 용문정과 악견산 사이로 빠지는 도로 풍경이 매혹적이다.

Daum 블로그(http://blog.daum.net/jong5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