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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 머물다

서해 바다 낙조가 아름다운 망해사

서해 바다 낙조가 아름다운 망해사

망해사 가는 길에 들린 김제의 한 저수지

'징게맹게 외배미들'
우리나라에서 하늘과 땅이 맞닿은 유일한 곳인 김제의 너른 들판을 말한다.
이 배미 저 배미 할 것 없이 모두 한 배미로 시원하게 툭 트인 김제 만경 너른 들은 황금빛이었다.


가도가도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들판의 끝에 '망해사'가 있다.
김제 만경 너른 들이 바다에 제자리를 내어주고 하늘과 작별하는 곳이 이곳 망해사이다.
 마지막 숨을 토하듯 바다 끝에 솟은 야트막한 야산 아래 절집은 자리하고 있다.


내가 간 날은 산사음악회가 있어 약간은 번잡하였다. 산 아래에 차를 세워두고 얼마쯤 걸어가니 바로 망해사다.
절집이 다소 휑하다는 느낌이 든다. 절집을 새단장하면서 조금만 세심한 안목을 기울였다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낙서전

원래 좁은 절터를 넓히는 과정에서 생긴 어색함이다. 절마당에 들어서니 청조헌, 낙서전, 종루가 일렬로 늘어서 있다.
망해望海, 청조聽潮, 낙서樂西. 건물 이름들이 죄다 바다와 관련되어 있다.
바다를 볼 수 있는 절 망해사, 파도 소리를 듣는 청조헌, 서해 바다를 보고 즐기는 낙서전, 모두 정감어린 이름들이다.

청조헌

망해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물이 '낙서전'이다.
법당 옆 오랜 고목 아래 고즈넉히 자리잡고 있는 낙서전은 1589년 진묵대사가 지었다고 한다.
 ㄱ자 모양의 건물은 서해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만경강 하류 진봉산 기슭에 서해를 바라보며 자리하고 있는 망해사는
백제 의자왕 2년인 642년에 부설거사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산 위로는 낙조대가 있고 아래에 망해사가 있다.


절마당에 서면 멀리 고군산열도와 군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스러지는 석양이 황홀하다는 풍문에 달려 왔건만 오늘은 아니올씨다.

음악회를 준비하던 이들이 어제는 노을이 정말 환상적이었다고 말하여 약간 우울해진다.
아쉽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절집 마당을 이리저리 거닐어 본다. 바다 냄새가 바람에 날려 온다.
 어둠이 서서히 내린다. 떨어지던 해는 짙은 구름 뒤에 숨어 버린다.


잠시 마지막 붉음을 태우는가 싶더니 이내 그 빛마저 사라진다.
멀리 바다 건너 군산 방향으로 불빛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였다.
어선들은 정박 중이고 바다는 희미한 어둠 속에 고요하다.


절집을 뒤로 하고 얼마를 달리니 한적한 심포항이다.
작은 포구 마을을 한 바퀴 둘러 보고 진봉반도 해안길을 둘러 나왔다.

심포항 멀리 군산시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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