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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마애불

쌍둥이 부처 같은 희귀한 마애불

 


쌍둥이 부처 같은 희귀한 마애불
괴산여행⑪ - 두 불상이 나란히 새겨진 보기 드문 원풍리마애불좌상

괴산 연풍면 소재지에서 수안보 쪽을 향해 가다 보면 왼쪽 산기슭에 거대한 암벽이 보인다. 이 암벽에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두 불상을 나란히 조각한 병좌상이 있다. 마애불은 수십 명이 너끈히 앉을 정도의 너럭바위들이 들어앉은 멋진 계곡을 굽어보며 앉아 있다.

 

보는 사람을 압도하게 하는 높이 12m 정도 되는 큰 바위벼랑에 가로 세로 4m 남짓하게 감실을 움푹 파고 그 안에 두 불상을 꽉 차게 새겨 넣었다. 두 불상을 나란히 배치한 이 마애불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희귀한 병좌상이다.

 

머리 부분은 비교적 윤곽이 뚜렷할 정도로 높이 돋을새김 하였으나 아래로 가면서 점차 새김이 얕아져 무릎 부분은 그 형체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두 불상은 크기와 표정이 거의 같아 마치 쌍둥이 형제 같아 보인다.

 

자세히 보면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는 듯하나 그 낌새는 미미하다. 얼굴은 전체적으로 둥근 편이며 눈은 가늘고 길다. 몸에서 나오는 빛을 상징하는 광배에는 작은 부처가 새겨져 있으나 닳아서 육안으로는 그 형체만 짐작할 뿐이다.

 

불상에는 붉은 색, 푸른 색 등 군데군데 채색을 했던 흔적이 있다. 불상이 새겨진 감실 주위에는 인공으로 뚫은 듯한 구멍들이 보인다. 아마 예전에 불상을 중심으로 어떤 구조물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이 마애불에는 전설이 하나 전해진다. 고려 말 나옹대사가 이곳에 상암사라는 절을 짓고 마애불을 직접 새겼다는 이야기다. 임진왜란 때 조선에 온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이 근처를 지나다가 장수처럼 힘 있게 생긴 이 불상들을 보고 장사가 많이 나겠다며 불상 뒤쪽의 혈을 찌르고 불상의 코를 떼어버렸다는 전설도 있다. 실제 오른쪽 불상은 코가 떨어져 나가고 그 흔적만 있다.

 

원풍리 마애불좌상 같은 이불병좌상은 흔히 5~6세기 중국 북위시대에 많이 조성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문 편인데 죽령마애불, 전(傳) 대전사지출토청동이불병좌상 등이 있다. 두 불상은 일반적으로 법화경에 나오는 석가여래와 다보여래로 보고 있다.

 

괴산 원풍리 마애불좌상은 보물 제97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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