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로 미소 짓게 하는 하동 쌍계사의 특이한 마애불
하동 쌍계사 대웅전 옆 명부전 앞에는 마애불이 하나 있다. 쌍계사에 갈 때마다 꼭 찾게 되는 마애불이다. 조각이 빼어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뭐 대단한 유물도 아닌데 쌍계사에 가면 잘 있나 싶어 꼭 안부를 묻곤 하는 마애불이다.
자칫 지나치기 쉬울 정도로 법당 한구석의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은 부처라기보다는 승려의 모습이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지 모르겠다. 깊은 산중의 어디에라도 있을 법한 큰 바위에 두툼하게 불상을 조각했다.
바위의 한 면에 두터운 돋을새김으로 불상을 새기고 그 주위를 깊이 파내었다. 마치 감실 안에 모셔진 부처의 느낌을 주고 있다. 머리가 크고 잔뜩 살이 오른 얼굴에 약간 웅크린 듯한 어깨와 두툼한 귀는 자비로움을 넘어 천진난만하고 소박하기까지 하다.
걱정 없이 잘 자란 부잣집 막내아들 같기도 하고 세상엔 초연한 무심한 승려 같기도 하다. 법의도 두툼한데, 두 손은 소맷부리에 넣고 단전 앞으로 다소곳이 끌어 모아 무언가를 움켜쥐고 있는 듯하다. 이 마애불을 보고 있자니 절로 빙그레 미소 짓게 된다.
이 쌍계사 마애불은 높이 1.35m 정도로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48호이다.
추천은 새로운 여행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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