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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마애불

처녀 마음 녹이는 미인 석불 '농산리 석조여래입상'

 

 처녀 마음 녹이는 미인 석불 '농산리 석조여래입상'



 여행에서 빼어난 풍광은 아니더라도 돌 하나에 깊은 감동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돌에 생명을 불어넣은 석공의 정성도 대단하지만 그 정성에 보답이라도 하듯 미소를 머금은 잘생긴 불상을 만나면 자신도 모르게 빙그레 웃게 된다.

 
 농산리 석불이 그러하다. 농산리 절골의 야산을 얼마간 오르면 솔숲에 둘러싸인 석불 한 기가 당당히 서 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쉽게 보여줄 수 없다는 듯 석불은 뒤돌아 서 있다.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마음을 억제하며 천천히 석불로 다가간다. 2,7m에 달하는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는 첫 눈에 사람의 마음을 동하게 한다.


 맑고 복스러운 얼굴, 알듯 말듯한 미소, 통통한 볼살, 지그시 다문 입술, 크고 잘생긴 귀. 미남이 갖추어야 할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졌다.


 단단하지만 부드러운 어깨, 당당한 가슴, 잘록한 허리, 법의자락 안으로 드러난 잘빠진 몸매는 남자가 봐도 마음이 설렌다. 어깨를 감싼 법의자락은 가슴에서 U자 모양이다가 두 다리에서는 길게 늘어진 동심타원형 무늬를 만들고 발목에서 V자로 마무리된다. 이런 옷주름은 우드야나식이라고 표현하는데 통일신라시대 불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 불상은 전체가 두 덩어리의 돌로 되어 있다. 불상과 불상을 둘러싼 광배가 한 덩어리, 두 발만 나란히 새긴 대좌가 한 덩어리이다. 대좌에는 두 발만 살짝 새기고 그 뒤에 홈을 파서 불상을 세웠다.


 시골 야산에서 석불 하나 때문에 이처럼 감동의 여행을 하기는 흔치 않은 일이다. 몇 번이나 석불 주위를 배회하고 석불 조각을 꼼꼼히 살펴 보고 나서야 다시 길을 나섰다.


 농산리 석불은 경남유형문화재 제36호였다가 현재 보물 1436호로 지정되어 있다. 각종 서적에는 도문화재로 되어 있으나 이곳 안내문에는 보물로 적혀 있다.


 ☞ 여행팁 농산리 석조여래입상은 거창군 북상면 농산리에 있다. 수승대에서 북상 방면으로 2km정도 가다보면 길 왼쪽에 농산교가 나온다. 농산교를 건너 700여 미터 정도 가면 길 오른쪽에 작은 주차장과 함께 안내판이 보인다.


 

▒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http://blog.daum.net/jong5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