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의 마애불

봉하의 명물, 봉화산 석굴 법당과 마애불

 


봉하의 명물,
봉화산 석굴 법당과 마애불




 봉화산 부엉이바위에서 정토원으로 가다 보면 길 왼쪽에 석굴 법당이 있다. 안내문에는 토굴이라 나와 있지만 실은 거대한 바위 두 개가 기둥이 되고 마애불이 새겨진 바위 하나가 지붕이 되는 석굴이다.


석굴 법당 앞은 제법 너른 평지가 있다.

 봉화산은 해발 150미터 정도 되는 작은 야산이지만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낮은 산임에도 산 정상에 서면 봉하마을 일대와 뱀(용)산이 한 눈에 들어오며 멀리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의 풍광도 일품이다.


                                     안내판 옆 아이가 있는 곳이 석굴 입구이다.

 바위가 많은 봉화산에는 좀처럼 흙이 있는 평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예로부터 흙이 많은 육산에는 바위가 모인 곳에 기가 모인다하여 암자 등을 세우기도 한다. 반대로 바위가 많은 악산일 경우 흙이 있는 평지가 좋은 길지가 된다. 봉화산 석굴이 바로 그런 자리이다.


법당 내부는 촬영을 할 수가 없다. 웬만한 방 크기인 법당 안에는 불상과 고인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두꺼비 두 마리가 법당 안에 살고 있어 신성스럽게 여겨진다.

 석굴은 좁은 바위틈을 선 채로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꺾이어 있다. 여기서부터 허리를 숙이고 기다시피 걸어 들어가면 웬만한 방 크기의 제법 너른 법당이 나온다. 법당 안에는 불상과 함께 고노무현님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대향스님

 석굴 법당이 기이하여 스님에게 촬영 협조를 요청하였다. 스님은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거절을 하였다. 불상은 원래 신성한 것이니 촬영이 어렵겠고 노무현님도 큰 어른이라 그럴 수 없다고 정중히 거절을 하였다. 그래도 법당 입구는 촬영을 허락하고 대신 밖에 걸려 있는 노무현님의 사진을 찍으라고 제안하였다.


석굴 옆의 바위틈으로 시원한 석간수가 나와 봉화산을 오르는 이들이 잠시 다리쉼을 하며 목을 축이기에 안성맞춤이다.

 스님의 법명은 대향이다, 진영읍에서 매일 이곳으로 출퇴근한다고 한다. 전에는 이곳에서 주야로 거주하며 불공을 드리곤 했는데, 고인이 이곳을 찾은 이후 스님의 건강이 염려되어 낮에만 머물 것을 제안하였다고 스님은 말하였다. 스님의 이야기로는 고인의 어머니도 이곳을 자주 찾으셨고 고인도 몇 번이나 이곳을 다녀갔다고 한다.



 대향스님은 이곳이 명당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여행자가 보기에도 그러하였다. 밖에 걸려 있는 고인의 사진이 바람에 날리자 손으로 꼭 잡아주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이 석굴과 고인의 인연에 대하여 친절히 설명을 해 주었다. 석굴 앞마당 언덕배기에는 사람 모양을 한 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다. 그 옆으로는 바위틈에서 맑은 샘물이 나오고 있었다. 석간수인 그 물맛 또한 달고 시원하기 그지없었다.


                                      이 나무의 아래 부분을 자세히 보면 사람의 형상이 보인다.

 석굴 법당에서 정토원으로 십여 미터 가면 길 왼편에 마애불 한기가 누워 있다. 산중턱 바위틈에 끼여 옆으로 누운 모습이 다소 생경스럽지만 조각의 보존 상태는 좋은 편이다.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이 마애불에는 전설 하나가 전해진다.


봉화산 마애불.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 40호. 옆으로 누운 모습이 인상적이다.

 당나라 황후의 꿈에 한 청년이 자꾸 나타나 자꾸만 자기를 괴롭히므로 신승의 힘을 빌려 그 청년을 바위틈에 넣어 김해 땅 봉화산의 석불이 되게 하였다는 이야기이다. 이곳 또한 낙동강이 인접해 있어 외부와의 문물 교류와 왕래가 잦았음을 보여주는 이야기인 듯하다.



 봉화산을 오른다면 이곳을 꼭 한 번 들러보길 바란다. 정토원 오르는 길에 짬을 내어 석굴 법당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여정이리라. 정토원가는 길에 있으니 목도 축이고 다리쉼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잠시 땀을 식히며 마애불을 감상하는 맛도 그윽하다.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http://blog.daum.net/jong5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