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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 기행

제주 주상절리 못지않은 고성의 비경, 병풍바위




제주 주상절리 못지않은 고성의 비경, 병풍바위

 멀리서 보면 밋밋한 병풍바위

삼천포(현사천시)에서 유람선을 탔습니다. 딱히 갈 곳도 없고 바로 찜질방에 가자니 시간이 너무 일렀습니다. 날씨는 조금 차가왔지만 배에서 보는 삼천포 일대의 바다 풍경이 보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큰 배인 크루즈를 타는 줄 알았는데 이미 출항을 했는지라 부득불 작은 유람선을 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는 약간 실망하는 듯했으나 여행자의 오랜 경험상 크루즈는 보고 즐기기에 좋은 관광용이 아닐까하는 느낌이 왔습니다. 해안 절경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기에는 작은 배가 접근성이 훨씬 좋으니까요.

 가까이 다가갈수록 주상절리의 형태가 뚜렷해진다.

3시 30분. 배는 파도를 가르며 바다로 나아갔습니다. 제일 먼저 코섬을 지났습니다. 사람의 코를 어지간히 닮았습니다. 섬 갯바위에는 갈매기들이 떼를 지어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신랑굴과 신부굴

섬주위로는 남해안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죽방렴이 있었습니다. 죽방렴은 남해안의 특이한 물고기 잡는 장치로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신수도를 지나면서 배는 속도를 내기 시작합니다. 멀리 동백섬으로 불리는 수우도가 보입니다.

 

조류가 제법 빠른 율포 등대를 지나니 사량도가 지척입니다. 그 옆에는 작은 섬인 논개도와 대섬(죽도)이 사량도에 사이좋게 기대고 있습니다. 작은 섬 너머로는 한려수도의 변방, 두미도가 어렴풋이 보입니다.

 제주도 주상절리대를 꼭 빼닮았다.

멀리 공룡 형상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오른쪽으로는 상족암입니다. 상족암 맞은편으로 얼핏 보기에는 허연 벼랑뿐인 해안절벽이 나타났습니다. 병풍바위입니다. 그다지 경치가 좋은 것도 아닌데 왜 갈까하는 의문은 배가 절벽 가까이 다가가면서 싹 가시었습니다.

 

‘아, 주상절리를 꼭 빼 닮았군.’ 혼자 긴 탄식을 하였습니다. 제주도의 대포동이나 갯깍에서 보았던 그 주상절리가 이곳에도 있었습니다. 길이 수백m에 높이는 족히 30~40m는 되어 보였습니다.

 

배가 해안절벽 가까이 바짝 다가가자 수백 개의 기둥이 바다에서 하늘로 일제히 솟아올랐습니다. 장대한 기둥 앞으로는 미처 솟아오르지 못한 기둥들이 또 다른 절경을 빚어냅니다.

 

병풍바위는 생긴 모양을 따 선바위 혹은 한자로 입암이라는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위 아래로는 해식동굴이 두 군데 있습니다. 신랑굴과 신부굴로 불린다고 합니다.

 

특히 신부굴은 깊이가 40m 정도라고 합니다. 이 신부굴에는 전국의 이름난 곳이면 어디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소원을 하나 빌면 들어준다는 아주 소박한 이야기이지요.


 

배는 잠시 멈추었습니다. 이 빼어난 절경을 그냥 지나친다면 이 또한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지요. 카메라에 노출된 손이 얼 정도였지만 이 절경을 담으려 애써봅니다. 한 십여 분 멈춘 배는 절경을 뒤로 한 채 고성의 또 다른 비경 상족암을 향해 달렸습니다.

 
바다에서 본 제주도 대포동주상절리대(지삿개)

☞여행팁 병풍바위는 삼천포 대방동에서 유람선을 타면 갈 수 있습니다. 단 주의할 것은 크루즈 유람선을 타면 이곳에 가지 않습니다. 일반 유람선(15,000원- 약 1시간 30분)으로 가는 코스 중 2코스를 선택하시거나 환타지 코스(25,000원-약 2시간 30분)를 택하여야 합니다. 겨울에는 전화로 사전 문의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삼천포유람선(055-835-0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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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  (http://blog.daum.net/jong5629) ▒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풍경이 있는 한국기행]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