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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 기행

갯벌, 바지락 캐는 진풍경-삼천포 송포동



갯벌, 바지락 캐는 진풍경-삼천포 송포동




사천시에서 3번 국도를 따라 가면 삼천포에 이른다. 삼천포 시가지로 진입하기 전 송포동 남양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면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실안해안도로이다.



실안해안도로는 낙조와 더불어 죽방렴, 점점 섬들로 이어지는 삼천포대교에 이르는 아름다운 해안길이다. 봄이면 해안길을 따라 벚꽃이 피어 한층 운치를 더해준다.



송포동 남양사거리에서 실안해안로를 접어들자마자 바다 위에 찻집이 하나 있고 제법 너른 갯벌이 나온다.



4월 11일. 남도는 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더운 날씨였다. 하늘은 희뿌옇고 바다는 물이 빠져 검은 속살을 드러내었다.



갯벌은 사람들로 가득찼다. 송포동 7개 마을에서 나온 육칠십여 명의 아주머니들이 손을 바삐 놀려 호미질을 한다.

호미질하는 손놀림이 무척 빠르다. 바지락을 눈으로 보지도 못했는데, 이미 바구니에 담겨져 있었다.


바지락을 캐고 있다. 보름에 한 번씩 송포동 어촌계에서 날을 잡아 공동으로 바지락을 채취한다고 한다. 바닷물은 보름을 주기로 물이 들고 나는데, 오늘이 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간조기이다.


바지락을 캐는 사람들로 인해 갯벌은 요란하다. 여기저기 사람을 부르는 소리, 갯벌과 자갈에 부딪히는 호미 소리, 바지락을 옮기는 경운기 소리로 조용한 갯벌은 시장바닥처럼 활기가 넘친다.

바지락을 담은 자루에는 초록색, 빨간색 등으로 색구분을 하여 자기 것임을 표시한다.


주민의 말에 의하면 이곳의 바지락은 3~5월에 가장 많이 잡힌다고 한다. 여름철 산란에 대비하여 자기 몸을 성장시키기 때문에 맛이 가장 좋은 시기라고 한다.


바지락은 원래 '바지라기'로 불리다 말을 줄여 바지락이 되었다. 시장에서 파는 바지락은 대개 양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12년에 양식하기 시작하였다고 하니 그 역사가 꽤 긴 셈이다.

여자들이 바지락을 캐면 남자들은 경운기로 실어 나른다.


번식과 성장이 빠른 바지락은 이동도 거의 하지 않아 양식에 적합하다고 한다.
 

갯벌에 자라는 이곳의 바지락은 크기가 작다. 주로 국거리나 젓갈, 칼국수에 적합할 것 같다.


갯벌에는 벌써 캔 바지락 묶음이 널려 있다. 어떻게 자기 것인지를 구분하는지가 궁금하여 물어 보았더니, 꾸러미마다 표식을 한다고 하였다. 자세히 보니 바지락을 담은 자루에 빨간색, 초록색 등의 노끈으로 자기 것임을 표시하고 있었다.


바지락 채취는 어촌계에서 주관하는 만큼 공동작업과 개별작업을 병행하고 있었다. 바지락을 캐는 일은 여자들이 개별로 하고 운반은 마을 남자들이 공동으로 하고 있었다.

지게나 등지게를 이용하여 바지락을 경운기로 옮긴다.

등지게와 지게를 동원하여 바지락 자루를 경운기에 옮기고 경운기는 다시 바지락 자루를 갯벌가로 옮겨 모아둔다. 바지락을 다 옮기고 나면 현장에서 판매를 한다.



1kg당 2,500원이리고 하니 가격이 참 착하다. 자루 하나가 대개 10~15kg정도 나가는데, 몇 만원이면 바지락 잔치를 할 수 있다. 주로 시장 상인들이 구입을 하고 간혹 인근을 지나는 관광객들이 사가기도 한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사도 보관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구입 후 바로 냉동실에 넣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서 요리를 하면 신선도에는 하등 문제가 없다는 주민의 설명이다.

실안해안도로 초입에 있는 찻집으로 갯벌 바로 옆에 있다.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을 위한 수상휴게소였다가 실안바다까페가 되었다. 일몰이 아름다우며 밤에는 다리에 전등이 줄지어 켜진다.


▒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http://blog.daum.net/jong5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