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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다

봉하마을 구석구석 돌아보기, 봉하십경



 

봉하마을 구석구석 돌아보기, 봉하십경




아래로부터 경호동, 중간은 복원중인 생가, 위는 사저
 

 김해시 봉하마을은 이제 전국적인 명소가 되었다. 민주주의의 성지이자 굳이 정치색을 말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한 번 쯤 들리고 싶은 곳이 되었다. 여행자도 노전대통령의 서거 후 두 번을 찾았었다. 이 글이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여행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한다. 전국의 명소를 ○○ 십경이라 하듯 봉하마을에 가볼만한 곳을 ‘봉하십경’이라 이름 지었다. 여행이란 길을 떠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때론 평범한 곳에서 일상을 맛볼 수 있는 정서가 더 참다운 여행이 된다.


예전의 생가 모습
  

1. 노전대통령 사저와 생가

 봉하마을 하면 으레 고인이 된 노전대통령 사저와 생가를 먼저 떠올린다. 마을이 형성된 지는 오래되었지만 고인으로 인해 전국적인 명성을 갖게 되었으니 이곳을 첫손에 꼽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사저는 일반인들이 들어갈 수 없으나 복원중인 생가는 완공되면 전국적인 명소가 될 것이다.


                                 사저와 사자바위

노사모 회관 내부
 

2. 노사모 회관과 봉하장터

 노사모회관은 고인의 사진과 추모객들이 남긴 편지, 방명록 등이 있다. 고인의 발자취를 깊이 느낄 수 있으며 그에 대한 추모객들의 간절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주차장에 있는 슈퍼(생전에 담배 피우던 사진이 인상적이던 곳)와 봉하빵을 파는 가게에도 한번쯤 들릴만하다.


봉하마을에서 만든 봉하빵을 파는 곳

고노무현대통령이 담배를 피우던 사진으로 알려진 가게

여우골 저수지
 

3. 여우골 저수지

 한때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노건평씨 골프연습장(?-조선일보 왈)이 있는 곳이다. 직접 가서 보면 한숨과 분노 밖에 나오지 않는다. 여우골이라 불리는 이 저수지는 한적하니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저수지 입구에 작은 잔디밭도 있으니 가족 단위로 잠시 쉴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찾는 이가 적어 한적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부엉이바위
 

4. 부엉이바위

 고인이 생을 마감한 곳이다. 예전에는 이곳 바위틈에 부엉이가 많이 있어 ‘부엉이바위’로 불렸다고 한다. 지금은 고인의 서거 이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바위 아래에는 수많은 추모객들이 남긴 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남아 있다.


                                 노전대통령이 투신한 부엉이바위 아래

봉화산 석굴 법당
 
           석굴 앞 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고인과 일행들


5. 봉화산 석굴과 마애불

 봉화산의 명물은 이 석굴과 마애불이다. 석굴은 안내문에는 토굴로 나오지만 실제는 거대한 바위 둘이 기둥이 되고 마애불이 있는 바위가 지붕이 되는 자연 석굴이다. 석굴 안에는 5평 정도의 법당이 있고 노무현  전대통령 영정이 모셔져 있다. 마애불은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경상남도 유형문화재이다.


봉화산 마애불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이다.

정토원
           
6. 정토원과 약수암

 정토원은 너무나 잘 알려진 곳이다. 고인이 49재까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곳이다. 약수암은 정토원에서 부엉이바위로 가지 말고 왼쪽 산길을 내려가면 된다. 특별한 것은 없으나 지나는 길에 있으니 그냥 들리면 된다.


                                     약수암

정토원에서 관음상 가는 산길
 

7. 봉화산 정상과 호미든 관음보살상

 봉화산은 해발 150미터 정도의 낮은 산이다. 그럼에도 산세가 다양하여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고노무현 전대통령도 봉화산을 오르지 않고서는 봉하마을을 보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였다. 정토원에서 법당 옆 왼쪽 산길을 따라 150여 미터 정도가면 정상이다. 산 정상에는 관음보살상이 있다. 봉하마을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오고 마을 너머로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풍경이 일품이다.


봉하마을 일대. 마을 앞산이 용(뱀)산이다. 고인은 용은 희망이 없다며 뱀은 용이 될 수 있는 희망이 있다 하여 뱀산이라 불렀다.
 

다음은 고인이 쓴 봉화산에 관한 글이다. (2008년 3월 6일 노무현)


‘봉하마을의 명물은 봉화산입니다. 봉화산에 올라가보지 않고는 봉하마을 방문은 헛일입니다. 봉화산은 참 아름답고 신기한 산입니다. 해발 150m밖에 안 되는 낮은 산이지만, 산꼭대기에 올라가 보면 사방이 확 트입니다.

 멀리는 겹겹이 크고 작은 산이 둘러 있고, 그 안으로 넓은 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들 가운데로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을 볼 때마다 저는 손을 뻗어 잡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발아래에는 손바닥만한 작은 들이 있고, 그 들을 둘러싸고 옛날 아내와 함께 소설 이야기를 하며 걸어 다니던 둑길이 장난감 기차 길처럼 내려다보입니다. 당장이라도 내려가서 걸어보고 싶습니다.’


관음보살상이 있는 정상에 서면 마을 뒤로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이 보인다. 150미터 정도의 낮은 산임에도 전망은 시원하다.

                                호미든 관음보살상

생태연못의 정자
 

8. 생태연못 ‘사람 사는 세상’

 봉하마을 노전대통령 사저에서 봉화산 가는 왼쪽 길을 버리고 오른쪽 도로를 이십여 미터 가면 길 아래에 생태연못이 있다. 예전에는 이곳에 4, 5개의 웅덩이가 있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 백련을 심었는데 토질이 점질토여서 별다른 소출이 없었다고 한다. 그 후 노전대통령이 귀향하고 나서 웅덩이를 생태연못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있어 데크를 설치하는 등 지금의 모습으로 탈바꿈하였다고 한다. 봉하마을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가꾸어진 이곳은 현재 추모객들의 좋은 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생태연못에는 정자가 둘 있는데, 사자바위 아래쪽의 정자에 ‘사람사는세상’이라는 현판이 있다. 그래서 이곳을 여행자는 ‘사람사는세상’으로 부르자고 제안한 바 있다.


          




                                 관음상에서 사자바위가는 솔숲길

사자바위. 고인이 서거하기 전 언론사 기자들이 이곳에 진을 치고 사저를 망원렌즈로 찍어 사생활까지 침해하는 우를 범했다.
 

9. 언론사들의 횡포의 장이 된 ‘사자바위’

 사자바위는 고인의 생전에 언론사 기자들이 사저 취재를 위해 상주하던 곳이다. 이곳에서 망원 렌즈 등을 통해 고인과 가족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듯 촬영하였다. 고인은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라는 글에서 그 고통을 토로한 적이 있다. 지금은 부엉이바위와 마찬가지로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2009. 4. 21. 노무현 -기사 전문 보기(아래 더보기 클릭)


부엉이바위와 사자바위


     


10. 화포천과 오리농법, 산딸기 밭

 동양최대의 습지라고 불리는 화포천은 고인이 생전에 쓰레기를 줍는 등 하천을 살리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있었던 곳이다. 오리농법 또한 고향에 내려와 친환경농법을 실천한 그의 의지가 담겨 있다. 모내기가 끝나고 물이 채워진 논바닥을 유영하는 오리들의 모습 또한 이곳의 색다른 풍경이다. 봉하마을에서 대량 재배하고 있는 산딸기도 볼거리이다. 현지에서 살 수도 있다.



노란 철망 우리 안에 오리를 가두었다가 논으로 오리를 풀어 벌레나 해충을 먹게 한다.


            

봉하마을에는 산딸기밭이 많다. 현지에서 직접 판매도 하고 있다.
 
            산딸기를 수확......


☞ 여행팁
봉하마을을 가장 효과적으로 여행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노사모 회관→봉하 장터→노전대통령 생가와 사저→여우골 저수지→부엉이바위→석굴과 마애불→정토원→봉화산 정상과 관음보살상→사자바위→약수암→화포천→생태연못 ‘사람 사는 세상’을 마지막으로 길을 잡으면 동선이 엉클어지지 않는다. 쉬엄쉬엄 걸어도 대여섯 시간이면 충분하다.


봉하마을 안내도
 

☞ 고인의 코스 제안 : 이 코스는 고인이 생전에 추천했던 봉하마을 여행 코스입니다. ‘둑길을 걸어서 화포천까지 갔다가 들판을 한 바퀴 돌아오면 한 시간, 마애불을 거쳐서 봉화대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면 한 시간, 자은골로 걸어서 봉화대-관음보살상을 거쳐 도둑골로 내려오면 두 시간, 계속 걸어가서 재실 앞 낚시터를 거쳐 화포천까지 갔다 오면 두 시간, 화포천을 지나 뱀산을 돌아오면 세 시간, 이렇게 조금씩 욕심을 부리면, 1박 2일을 해도 모자랄 만큼 코스는 풍부합니다.-2008년 3월 6일 노무현’



※ 위 노무현 전대통령의 사진 출처 : 봉하마을 홈페이지 '봉하사진관'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http://blog.daum.net/jong5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