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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다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본 영랑호



일출
일몰을 동시에 본 영랑호

- 구슬을 감춘 듯 신비로운 속초 영랑호


 

 여행을 다니면서 일출을 본 적은 한 번 뿐 이였고 일출 사진은 아예 없다. 아침잠이 유독 많은 것도 이유이겠지만 실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늦은 밤까지의 술자리 때문이다. 어떤 분은 일몰을 찍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초저녁부터 시작되는 술자리 때문이란다. 하기야 일출과 일몰을 꼭 사진에 담아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저 보기만 해도 마음에 이미 담겨 버렸으니.


잠결에 찍어 일출 사진이 수평이 맞지 않습니다.


 

 이번 속초 여행에는 뜻하지 아니하게 일출과 일몰을 한꺼번에 볼 수 있었다. 보광사 실장님이 전망 좋은 리조트에 방을 잡아주었기에 가능하였다. 늦게 도착한 바람에 넘어가는 해를 겨우 잡을 수 있었다. 역시나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였으나 강한 햇빛에 눈을 뜨게 되어  운 좋게도 일출을 볼 수 있었다.



 

 영랑호, 속초시 금호동에 있다. 흰 모래가 퇴적해서 발달한 둘레 7.8km의 자연 석호이다. 지금은 영랑교 다리 밑의 수로를 통해 동해와 만난다. 속초시에는 영랑호와 청초호 두 개의 석호가 있다.


내가 묵었던 영랑호리조트, 건물 왼쪽 옆으로 멀리 울산바위가 보인다.


 

 ‘영랑호’라는 이름은 《삼국유사》의 기록을 근거로 신라의 화랑 영랑이 이 호수를 발견했다하여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신라시대에 화랑인 영랑·술랑(述郞)·안상(安詳)·남랑(南郎) 등이 금강산에서 수련하고 무술대회장인 경주로 가는 도중 이 호수에 이르렀다. 영랑은 맑고 잔잔한 호수와 웅장한 설악의 울산바위, 그리고 웅크리고 앉아 있는 범바위가 물속에 잠겨 있는 모습에 도취되어 무술대회에 나가는 것조차 잊고 오랫동안 이곳에 머물렀다고 한다. 그 이후로 영랑호는 화랑들의 수련장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영랑호의 아름다움을 일러 ‘구슬을 감춰둔 것 같은 곳’이라고 극찬하며 영랑호의 신비로움을 표현하였다.


보광사
 

 영랑호에는 속초팔경 중의 하나인 범바위, 관음암, 금장대 등 기암괴석이 호반 순환도로를 따라 있으며 솔숲이 아름다운 보광사도 쉬어갈만한 곳이다.





 

 설악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영랑호는 안축의 시처럼 아름다우면서도 신비롭다.

‘평평한 호수 거울인 듯 맑은데

 푸른 물결 엉기어 흐르지 않네

 놀잇배를 가는 대로 놓아두니

 둥실둥실 떠서 나는 갈매기 따라 가네’





 

 거울처럼 맑고 물이 서로 엉기어 흐르지 않는 곳, 신비로운 구슬을 감춘 보배로운 호수가 바로 영랑호인 것이다.





 

 지금은 물이 오염되어 예전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하나 조용히 산보하기에는 여전히 좋은 곳이다. 혹은 호수를 따라 드라이브를 해도 제격이다.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http://blog.daum.net/jong5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