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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또 하나의 일상

선생님 속 터지게 한 고2의 문자

 

 

 

 

선생님 속 터지게 한 고2의 문자

 

 

 

 

"내 참, 어이가 없어서 웃음밖에 안 나오네."

 

저녁을 먹고 난 후 아내가 휴대폰 문자를 보여주며 말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문자를 보던 나,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아내가 학원에서 논술을 가르치고 있는 고2학생이 시험을 본 모양이다. 아내는 이 학생의 성적이 궁금했던 모양, 문자를 보냈더니 돌아온 답이 아주 시니컬했다.

 

"○○아, 시험은 잘 봤니?"

“글쎄요.”

“수행평가는 다 썼어?”

“글쎄요”

“뭐야? 글쎄요가 유행이냐?”

“글쎄요.”

 

꼬치꼬치 캐묻는 아내의 말에 이 학생은 일관되게 ‘글쎄요’다.

우습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해서 조금은 열 받은 아내…

 

 

잠시 후 학생의 엄마에게서 문자가 왔단다.

평소 스스럼없이 지내는 학부모라 하소연을 했더니 엄마의 돌아온 문자도 달관한 모습이었다.

 

“…”

“제가 문자를 보냈는데 3번 모두 글쎄요라고 답장이 와서 열 받고 있던 중이에요. 옆에 있으면 등짝 한 대 때려 주세요.”

“학교에 있어요. 나중에 오면 한 대 때릴게요. 근데 내 손이 아픈데… ㅎㅎㅎ”

“충분히 이해해요. ㅋㅋ”

 

 

 

 

 

 

 

 

 

 

사춘기를 막 벗어난 고2. 약간의 반항과 방황, 체념이 묻어 있는 문자가 우습기도 하지만 왠지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다행히 학생의 엄마가 성적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분이란다. 그래서 그냥 한 번 웃고 넘기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