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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다

봄빛 가득한 봉하마을



 

봄빛 가득한 봉하마을

 

주말을 맞아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생가 앞으로는 조팝나무가 하얗게 피어 있었습니다. 볏짚으로 엮은 이엉이 인상적인 담장 너머로 복숭아꽃도 피었습니다.


 

나른한 봄이지만 경비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곳저곳을 살핍니다. 유채꽃이 그의 무심한 눈길을 끌려 애써 보지만 허사인가 봅니다.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들은 생가에 대한 설명을 하기에 바쁩니다. 아이들에게는 그냥 초가집일 뿐 더 이상의 궁금증도 없습니다. 그냥 사진이나 찍으면 그만이지요.

 

초가집만큼 정겨운 것이 있다면 장독대입니다. 장독대 한 편의 주인 잃은 맷돌과 오래된 약탕기가 지루합니다.

 

사자바위 아래 숲에도 산벚꽃이 피었습니다. 여행자는 무리지어 핀 꽃보다 초록 산빛에 듬성듬성 핀 봄꽃들을 더 좋아합니다.

                                                           작은 비석 하나. 잘 보이지도 않는다.

“허망하네...” 봉하마을을 처음으로 방문한 장모님이 말끝을 흐렸습니다. 사실 얼마 전 김해로 이사 간 장모님이 가보고 싶어 하셔서 모시고 온 길이었습니다. 대통령 묘지를 찾는데 공사 중인데다 규모가 작다 보니 장모님은 몇 번이나 어디에 있는지 되묻곤 했습니다.

 

산길에도 정토원을 오르는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봉하마을에서 산보하기 좋은 여우골 저수지로 갔습니다. 언덕배기에 양지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었습니다.

 

저수지 둑에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벚나무 몇 그루가 있어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잔디밭에는 여러 가지 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일상에서 잠시 떠나온 사람들이 봄 산보를 즐깁니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우중우중 걷고 있었습니다.

 

연꽃은 아직 피지 않았으나 생태공원에도 봄빛이 가득하였습니다.

 

노사모회관 앞에는 노래 공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화려한 봄꽃 축제는 아니지만 봄의 열기가 봉하마을에도 가득하였습니다.

 

부산에서 왔다는 일곱 살 아이가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 종이에다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적었습니다. 하도 대견하여 한참을 뒤에서 말없이 지켜보았습니다.

 

대통령에게 보내는 글이었습니다. 훗날 아이가 어른이 되면 언제나 봄날처럼 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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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  (http://blog.daum.net/jong5629) ▒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풍경이 있는 한국기행]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