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에게 사랑받는 여행지, '담양 메타세콰이어길'
죽녹원에서 메타세쿼이아길로 갔습니다. 사람 진짜 허벌나게 많더군요.
그야말로 '나무 반, 사람 반'이더군요. 여행자는 놀랐습니다.
이렇게 번잡한 곳을 잘 찾지 않아서 인지 어리둥절합니다.
관방제림에서 마신 막걸리 탓도 있겠지요.
아내와 여섯 살 딸아이는 자전거를 빌려 탔고 저는 걷기로 했습니다. 이 두 여자 신났습니다.
혼자 땀을 삐죽삐죽 흘리며 카메라를 들이댔습니다. 오늘은 이례적인 날이지요.
평소 인물 사진을 잘 안찍는데다 이렇게 번잡한 곳을 왔으니 참 적응 안됩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가족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이 흐뭇하더군요. 커플들도 참 많이 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청춘들의 사랑이 아닐까요.
그들의 쾌활한 웃음과 맑은 목소리가 가로수길을 울립니다.
아이들도 오랜만에 도시의 답답함을 벗어나 신나게 페달을 밟습니다.
자전거를 타느라 아이들의 표정이 진지하면서도 밝아 보입니다.
아이들이 씽씽 달리는 건 경쟁에 익숙해서가 아니라
거리낌없이 마음껏 달리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그렇겠지요.
처음 본 아이들끼리도 대화를 곧잘 나눕니다.
낯선 이와는 말을 섞어서는 안된다는 도외지의 생활은 이곳에서 여지없이 무너져 버립니다.
가족단위의 여행객들도 많이 보입니다.
부부가 같이 페달을 밟고, 아버지와 아들이, 아버지와 딸이 자전거를 함께 타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동생을 살갑게 챙기는 어린 형의 모습도
행여나 넘어질까봐 조심스레 자전거를 타는 꼬마 아이도
무서워하는 동생을 듬직한 형이 안아주는 모습들이 참 아름답습니다.
가끔은 부딪혀 넘어지곤 한답니다. 그래도 먼지 한 번 털고 일어나면 그만입니다.
사람이 많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는 걸 이내 알게 되니까요.
어디를 봐도 커플들이 많습니다.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유모차를 앞세운 젊은 부부도 참 행복해 보입니다.
아빠따라 지겨운 여행을 다니던 여섯 살 딸아이도 요즈음 자전거 타령을 하더니
오늘 물 만난 물고기처럼 즐거워 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워낙 알려진 곳이라 너도 나도 추억을 가지고 이곳을 찾습니다.
친구와 같이 온 젊은 아가씨 두 분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을 즐기고 있습니다.
참 부럽습니다. 젊은 커플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습니다.
딸아이를 뒤에 태운 아빠도 오늘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 아닐까요.
▒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http://blog.daum.net/jong5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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