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가 후드득 내리는 나무, 수양벚꽃나무
-순천 고인돌공원에서
오랫만에 봄꽃이나 구경할 요량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남도의 벚꽃길로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대원사로 향했습니다.
아직은 이 지역 외에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지는 못하지만
5km에 달하는 계곡 벚꽃길은 환상적입니다.
하지만 벚꽃은 아직 일러 핀 흔적조차 없었습니다.
번잠합을 피하려 늘상 일찍 길을 나서는
여행자의 성급한 성미 탓이죠.
대원사와 만일암, 미술관을 둘러본 후 주암호를 달렸습니다.
가뭄이 극심해 호수는 바닥까지 허연 속살을 드러내고 있더군요.
안타까운 마음은 막 피기 시작한 개나리며, 진달래며,
듬성듬성 갓 꽃을 피우기 시작한 벚꽃에 달래 봅니다.
다늦은 시간에 고인돌공원을 들렀습니다.
아이와 조용히 걷고 싶었습니다.
공원 한 구석에서 신기한 꽃을 발견하였습니다.
수양버들처럼 늘어진 가지에 벚꽃이 피어 있더군요.
'수양벚꽃'이었습니다.
하늘에서 땅까지 가지를 길게 늘어뜨리고
마디마디 꽃을 피워 마치 꽃비가 내리는 듯 하였습니다.
연못이라도 있었다면 더 아름다울 수양벚꽃은 여행자의 마음을 이내 앗아갔습니다.
한동안을 바라보며 꽃을 깊이 완상하였습니다.
수양벚나무는 '능수벚나무', '처진개벚'이라고도 합니다.
수양벚꽃은 가지가 아래로 처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꽃과 수형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경복궁 경회루 주변, 국립 현충원에 가면 수양벚꽃을 볼 수 있습니다.
매화마을로 유명한 광양 다압면 다압초등학교에는 70여년이 된 수양벚나무가 있습니다.
진주 팔경 중의 하나인 금호지에 수양벚꽃이 만개하면 한 폭의 그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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