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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천년

거대한 뿌리가 서로 엉킨 ‘연리근’

 

 

거대한 뿌리가 서로 엉킨 ‘연리근’


 숲길이 좋기로 유명한 대둔사(대흥사)는 스쳐 가면 많은 것을 놓치기 십상이다. 해탈문에서 보는 와불도 그렇거니와 당대의 명필들인 원교 이광사, 추사 김정희, 창암 이삼만 등이 쓴 전각의 현판들도 그냥 무심코 지나치면 보지 못하게 된다.



 숲길이 끝나는 해탈문에서 본격적인 대둔사 가람이 펼쳐진다. 너른 공터를 지나 대웅전 방면으로 가다 보면 천불전 가허루 옆 언덕에 거대한 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자세히 보면 두 그루의 나무뿌리가 붙어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연리근’이다. 흔히 연리목이라 일컫는데, 가까이 자라는 두 나무가 서로 합쳐지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엄밀히 말하면 가지가 붙으면 연리지
連理枝, 몸통(줄기)이 붙으면 연리목連理木, 뿌리가 붙으면 연리근連理根이라 부른다.


 연리목에 관한 기록은 예전부터 있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내물왕 7년 시조묘의 나무와 고구려 양원왕 2년 배나무가 연리지가 된 기록들이 전해지고 있다. 또한 고려의 광종 24년, 성종 6년에 연리지가 출현했다고 '고려사'는 적고 있다. 이와 같이 연리목은 역사서에 기록될 정도로 상서로운 나무로 알려져 있다.



 두 몸이 하나가 된다하여 흔히 남녀의 애정에 비유되어 일명 ‘사랑나무’라고도 한다. 우리 선조들도 연리목이 나타나면 길조라 여겼으며 남녀가 서로 인연을 맺고 부부가 되는 것이 연리목의 사랑이라 여겼다.



 대둔사 연리근은 키 큰 두 그루의 느티나무 뿌리가 서로 엉켜져 있다. 언덕 위에 있어 두 그루의 나무가 더욱 거대해 보이고 그 만남이 더욱 굳건하게 보인다. 대웅전 가는 길 언덕에 있다.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http://blog.daum.net/jong5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