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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또 하나의 일상

놀라운 작품으로 변신한 지리산 산간마을 안내도

 

 

 

 

지리산 산간마을 안내도, 한 폭의 작품으로 남아....

 

지리산 대원사에 가면 여느 사찰 안내도와는 달리 한 폭의 수묵화로 그린 아름다운 안내도가 있다. 대개의 안내도가 간략한 조감도에 설명을 덧붙이는 것에 비해 이곳의 안내도는 누가 봐도 한 폭의 작품이다. 그야말로 평범한 안내도의 놀라운 변신이다.

    

 

대원사 전경

 

 

이 작품을 그린 이는 누굴까, 하며 발걸음을 옮기는데 유평마을 가는 쪽에도 안내도가 보인다. 가까이 가보니 역시나 한 폭의 산수화가 그려져 있다. 웅장한 지리산 봉우리 아래 골짜기마다 자리한 산간마을이 잘 나타나 있다. 마을에 있는 나무 한 그루까지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단순한 안내도를 넘어 작품의 한 방식으로 표현되었다는 걸 그림에 문외한인 여행자가 보기에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가만 자세히 보니 그림 오른쪽 상단에 ‘지리산 유평마을 이천십년 가을 검은돌’이라고 적혀 있고 낙관이 찍혀 있었다. 그제야 화가 이호신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검은돌’은 그의 아호인 ‘현석’의 한글 이름이다. <우리 마을 그림 순례>로 유명한 이호신 화가는 1957년생으로 현장답사를 통한 그림기행을 하는 화가로 알려져 있다.

 

우리 산천에 흩어져 있는 정겨운 마을 깊숙이 들어가 그려낸 그의 그림들은 우리가 잃어버린 삶의 진원지를 돌아보고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찾아내어 정립해준다. 우리는 그의 진경산수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공존, 생명과 삶의 본질을 깨닫게 된다.

 

 

그는 근래에 <산청에서 띄우는 그림편지>라는 화첩에서 산청 일대의 남사마을, 정취암, 천왕봉, 법계사, 내원사, 대원사, 덕천서원, 황매산 등의 그림을 담았다. 어떤 사연에서인지 모르지만 이 깊은 지리산 골짜기에서 그의 작품을, 그것도 아무런 마음의 준비 없이 그냥 지나치는 길에서 우연히 볼 수 있다는 건 분명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다.

 

 

 

                    추천은 새로운 여행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