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를 처음 본 농장 거위의 한마디?

 
블로거를 처음 본 농장 거위의 한마디

길 위에 서면 늘 사람이 그립습니다. 여행이 ‘자신과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여기며 일종의 종교의식을 치르는 순례자처럼 떠돌곤 했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하잘 것 없는 일들을 하는 이들이 정녕 이 땅의 주인이라는 걸 몸으로 느끼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서서히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팸 투어는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작년 여수에서 처음이었고, 여행블로거기자단에서 올 1월에 제주도에 간 것이 두 번째였습니다. 팸 투어는 사실 여행자에게도 힘듭니다. 단체로 이동을 하고 정해진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자유로운 여행자에게는 곤욕스러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작년부터 한 달에 한두 번 이상 제안이 들어온 대부분의 팸 투어는 정중하게 거절을 했습니다.

사람이 좋았습니다. 만나는 사람이 좋았습니다. 사람이 없다면 굳이 길 위에 서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한번은 2박3일 내내 술만 펀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진주에서 강원도까지 9시간을 달려서 말입니다. 사진은 달랑 구룡령만 찍었을 뿐입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그때의 연으로 인해 온누리님과는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되었고 한사님과는 이번에 반가운 해후를 했습니다.

팸 투어를 다니다보니 블로거들의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원래 인물사진은 잘 찍지 않았습니다. 풍경 사진만 찍다보니 인물사진은 익숙하지 않은 면도 있습니다. 게다가 여행자에게 있어 인물 또한 풍경의 일부, 자연의 일부로 여기고 앵글의 한 요소로만 사진에 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이 소중한 분들을 꼭 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조급함도 있었겠지요. 여행자가 85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약 40만여 시간이 남았군요. 그중에서 30여 시간은 아주 적다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그 소중한 추억은 살아가는 내내 머릿속에 남아 있겠지요.

각설하고, 어쨌든 반가웠습니다. 다음 뷰가 일정 정도 경쟁체제로 가고 있지만 이번에 만난 분들은 하나같이 여기에 개의치 않고 따뜻하게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문득 감미로운 마을에서 본 거위가 한 말이 생각나서 몇 자 적어 봅니다.

 경남지능형홈산업센터에서 홍보 영상을 보고 있는 블로거들. 주최 측에서 우등고속버스를 준비해서 편안하게 이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나서 보니 납치된 비행기 조종사와 승객들 같군요. ㅎㅎ

 어딜 가도 진지합니다. 아이폰으로 트위터를 하는 듯한 커서님, 메모를 항상하는 임현철님, 너무 집중해서 눈알이 빠질 듯한 괴나리봇짐님

차만 타면 아이마냥 좋아합니다.

보림재 정운현님

파비님은 뭘 훔쳐보시나?

김두관 지사에게 책 선물을 한 흙장난님. 부러워하는(?) 한사님, ‘시집 한 권 들고 올 걸 그랬나....’

김두관 지사와의 간담회.

와인을 만들기 위해 감을 자르는 임마님과 실비단안개님

이건 무슨 상황. 출소 하셨나?

푸른 안개를 담고 있는 한사님

폼 잡고 걷고 있는 임현철님, 멀리서 보니 분위기 있죠.

어디 가도 사진질.

연인 같죠. 김주완님과 정운현님

이런 길을 같이 걸었다는 것만 해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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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장 숙소 마당에는 거위가 있었습니다. 해가 서산을 넘어갈 즈음 거위가 문득 여행자에게 한마디 건네더군요.

 

가끔 토라지기도 합니다.

먹을 것 때문에 서로 다투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서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내 친해집니다.

 

누군가 그랬지요.
사랑은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함께 바라보는 것이라고요.

“블로그도 그렇게 하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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