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블10문10답> 블로그에 그리는 여행의 풍경
올해 들어 잡지사, 포털 등의 매체를 통해 종종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더러는 중복되는 내용이 있어 송구한 마음이 없지 않으나 나름 정성껏 답변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제가 살고 있는 경상도에서 <갱블-갱상도블로그>이라는 블로그 모임이 있고 경남도민일보가 운영하는 메타사이트가 있다는 것은 크나큰 행복입니다. <갱블 10문 10답>이 어느덧 여행자인 저에게도 펜이 왔습니다. 다른 매체에서 인터뷰를 한 내용은 최대한 배제하고 성심껏 답변 드리겠습니다.
처음 그 마음으로
블로그의 시작은 엠파스, 네이버 등이었습니다. 싸이에서도 미니홈피를 운영한 적이 있네요. 그러다 2007년에 Daum 블로그를 개설했고 2008년 4월에 티스토리를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시작한 지는 3년 정도 되었습니다. 여행을 번질나게 다니다보니 주변 사람들이 기록으로 남길 것을 권유하여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강원도 구룡령 하뱃재
블로그에 그리는 여행의 풍경
여행블로거다 보니 당연히 여행 관련 글이 대다수입니다. 간혹 딸아이나 주변 이야기를 적고 있으나 미미합니다. 여행분야 중에서는 섬과 암자가 중심입니다. 그 외 산사, 정자, 옛 정원, 길, 맛집, 미술관, 나무, 문화유산 등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길 위에서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사진과 사람, 이야기가 있는 여행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영화 촬영지, 계절 여행지 등 특정 주제로 묶은 테마여행지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여행의 기록
글쎄요. 블로그 포스팅 자체만을 이야기 한다면 사진 선별 및 편집, 글쓰기에 최소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물론 기본 컨셉과 글의 방향, 자료수집 등을 고민하는 시간도 별도로 있겠지요. 그리고 타 블로그 방문 등을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하루에 두세 시간은 되지 않나 싶습니다.
블로그도 휴식이 필요하다 포스팅 하기가 싫을 때이겠지요. 이때는 망설임 없이 쉽니다. 짧게는 이삼일 동안 길게는 한두 달을 쉰 적도 있습니다. 블로그에도 휴가와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즐기면서 하는 블로깅,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안 하는 것보다 못하겠지요. 저는 토, 일요일을 포함한 휴일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포스팅을 하지 않고 쉽니다. 블로깅도 주5일제입니다.
← 속리산 법주사
섬진강 아이스케키장수 윤재길씨
사람이 있어 행복하다
만나는 사람들입니다. 여행블로그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전국 어디를 가도 술 한 잔 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고마운 분은 홍도에서 만난 홍도갈매기님이었습니다. 목포까지 네 시간, 다시 쾌속선으로 세 시간을 달려 홍도를 갔는데, 홍도갈매기님이 별도로 시간을 내시어 1박 2일 동안 홍도 구석구석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많은 손님보다는 단골 고객이 좋다
Daum 블로그는 하루에 500~1,000명 정도이구요. 티스토리는 하루 평균 2,000~3,000명 정도입니다. 글을 안 쓰는 날, 특히 토, 일요일에는 1,000명 내외입니다. 요즈음 바빠서 뜸했더니 방문자 수가 쪼끔 줄었습니다. 허허. 사실 많은 이들이 제 글을 보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지만, 지속적으로 제 글에 관심을 가지시고 충고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더 좋습니다.
오래된 친구 누구나 그렇겠지만 블로그 초창기에는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은 그냥 신경 뚝 끊고 삽니다. 오시는 분은 고맙고, 안 오시는 분은 바쁘셔서 그럴 것이고, 한동안 안 오시는 분은 무소식이 희소식이니 잘 지내시겠지요. 사실 예전부터 알고 지내는 몇몇 블로거 분들은 추천만 하고 댓글도 서로 잘 안 남기곤 합니다. 오래된 친구처럼 굳이 표현을 안 해도 서로 충분히 알고 있으니까요.
지리산 영원사
품앗이
당근입니다. 남의 글을 읽지 않고 자기 글을 봐주기를 원하는 것은 이기적입니다. 블로그를 한마디로 냉정하게 말하면 ‘Give and Take', 인정스럽게 말하면 ’품앗이, 교과서적으로 이야기하면 ‘소통과 공유’ 라고 생각합니다. 제 블로그의 댓글에 대한 답글은 바쁘다는 핑계로 잘 안하는 편이지만 제 블로그를 방문하고 댓글을 남기신 분의 블로그는 꼭 답방을 해서 추천이나 댓글을 남기는 편입니다.
블로그는 순수해야 한다?
예, 이왕이면 수익도 남겨야겠지요. 그렇게 저 자신이 순수한 편은 아니니까요. 한때 블로그의 순수성 논쟁이 있었지만 지금은 프로냐 아마추어냐의 문제이겠지요. 정성이 담긴 글에 대한 정당한 대가는 논란의 대상이 아니라고 봅니다. 여행블로거는 비록 자신이 좋아해서 여행을 다닌다고 하지만 그 비용은 만만치 않습니다. 여행블로그 운영은 그만큼 ‘고비용 저효율’이랍니다.
돈이 있어야 여행기도 알차다
예전에는 구글 애드센스가 가장 많았는데, 요즈음은 별로입니다. 광고수익으로는 뷰애드박스, 올블릿, 알라딘TTB, 클릭박스 등에서 약간의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신문사, 잡지사, 기업체 사보 등에 기고한 여행기의 원고료, 오마이뉴스 여행기의 고정 원고료, 사계절 등 출판사에 제공한 사진사용료 등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스마트폰 <여름휴가> 애플 제작으로 수익을 내기도 했습니다. 지자체에서 초청(개인 초청만 수락하고 있습니다.)하는 경우 여행비용 외에 별도로 글에 대한 원고료를 지급 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각종 수익의 대부분은 카메라를 사거나 여행비용으로 충당합니다. 블로그를 위한 재투자이지요.
무엇보다 콘텐츠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시는 분은 자기가 쓰고 싶은 분야의 우수한 블로거들을 롤 모델 삼아 벤처마킹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베스트 글이나 베스트 블로거 등도 파악을 해서 전체적인 흐름을 아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그런 후에는 자기 글에만 신경 쓰지 마시고 최대한 많은 블로그를 방문해서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물론 제일 중요한 건 여전히 콘텐츠입니다.
블로그, 랭킹보다 즐기는 것이 중요.
Daum View에서 근래에 블로그에 랭킹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블로거 간의 경쟁을 부추긴다는 논란도 있으나 블로거들에게 수익을 줌으로써 보다 질 높은 콘텐츠를 기대할 수 있는 물적 토대를 제공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다만 블로거 초창기에는(이후에도 마찬가지겠지만) 베스트 선정이나 랭킹에 너무 신경을 안 썼으면 좋겠습니다. 베스트나 랭킹은 블로그 세계의 흐름을 이해하고 참고하는 데는 유익하겠지만 정작 본인이 거기에 신경을 쓰면 스킬만 있고 내용은 없는 블로거가 되겠지요. Daum 메인이나 베스트에 선정된 글은 현 시점에 있어서는 인기 있는 글일 수는 있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선정된 모든 글이 반드시 좋고 유익한 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인기 분야의 색깔 있는 블로그, 갈 길은 간다
잘은 모르겠습니만 자신만의 색깔 있는 블로그를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는 분보다는 하나의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글을 쓰시는 분을 좋아합니다. Daum 뷰의 순위 경쟁, 소재의 고갈 등 여타 이유는 있겠지만 여기에 개의치 않고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가는 분들을 좋아합니다.
물론 여러 분야를 포괄적으로 쓰더라도 특징 있는 레이아웃, 독특한 시각, 확 끄는 소재 등이 있으면 자연 눈길이 가게 마련이지요.
블로그 그 시작은 오히려 쉽습니다. 그러나 지속할 수 있는 저력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요. 하루아침에 가십적인 소재로 뜨는 블로거보다는 몇 년을 두고 꾸준히 성장하는 블로거가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글은 저와 같은 ‘바람흔적’을 쓰고 계신 여행블로거 ‘혜천의 바람흔적 http://blog.daum.net/damotoli님'께 이 글을 넘깁니다. 바쁘시더라도 받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김천령의 여행이야기에 공감하시면 구독+해 주세요
▒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 (http://blog.daum.net/jong5629) ▒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김천령의 풍경이 있는 한국기행]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이야기가 있는 여행 > 또 하나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작정 떠났다가 폭설로 간신히 빠져나온 영광여행 (19) | 2011.01.03 |
---|---|
문화재에 오줌 누는 개, 잔소리 했더니 (16) | 2010.11.20 |
블로거를 처음 본 농장 거위의 한마디? (17) | 2010.11.12 |
아빠, 이것만은 지켜줘. 제발.... (15) | 2010.10.14 |
아이디어 돋보이는 공룡박물관 미끄럼틀 (10) | 2010.09.13 |
신호대기 중 본 어느 화가의 벽화 (8) | 2010.08.20 |
우리 가족만의 행복한 피서지, 석정계곡 (13) | 2010.08.13 |
아이를 위한 무대, 구름 위를 날다 (6) | 2010.07.26 |
어른 궁둥이만한 버섯, 이름이 뭘까요? (15) | 2010.07.09 |
왕복 800km 달려 산삼 캐러 갔더니 (13) | 2010.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