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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또 하나의 일상

어버이날 앞두고 날라 온 딸아이의 깜짝 쿠폰


 

어버이날 앞두고 직장에 날라 온 딸아이의 깜짝 쿠폰

 

점심을 먹고 나서 문서함에 갔다 온 직원이 나에게 편지 한 통을 건넸다. ‘무슨 편지지.’ 보낸 사람을 확인해봤더니 약간 비뚤비뚤한 글씨로 쓴 딸아이의 편지였다.

 

그제야 기억이 났다. 어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딸아이는 몇 번을 망설이더니 “아빠, 혹시 학교에서 편지 같은 거 받은 적 없어?” “아니, 없는데. 왜?” “아니다. 휴~” 아이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잠시 주춤거리더니 “아빠, 다음에 편지가 아마 학교로 갈 거야. 내가 아빠한테 편지를 썼거든.” 평소에도 종종 딸아이는 편지나 자신이 만든 선물을 주곤 했었다. “아니 그럼 예전처럼 아빠한테 직접 주면 되잖아.” “음, 어버이날이라서 지아가 주는 것보다 우체부 아저씨가 주는 게 좋거든요.~” 쑥스러워하며 말끝을 흐렸다.

 

편지 봉투를 열어 보니 편지지 한 장과 다른 묵직한 무엇이 있었다. 조심스레 꺼내보니 <쿠폰>이었다. 쿠폰의 내용이 궁금했지만 편지을 먼저 읽었다. 일곱 살다운 소박한 편지였다.






 

이번에는 쿠폰을 열어 보았다. 어떤 쿠폰일까. 두근두근. <효도 쿠폰 북> 엄마․아빠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요문구만 봐도 흐뭇했다. 쿠폰을 하나하나 넘겨보았다. 유효기간은 연중무휴, 사용법은 1일 1회, 발행인은 딸아이였다. 이런 과분한 쿠폰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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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의 내용은 더 쓸모가 있다. TV 그만보기 쿠폰, 정리정돈 쿠폰, 사랑 쿠폰, 심부름하기 쿠폰, 골고루 먹기 건강 쿠폰, 꼬마 도우미 쿠폰, 노래와 춤을 하는 웃음보따리 쿠폰, 안마 해주기 쿠폰들이었다. 쿠폰을 쓸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두근두근 즐거워진다.


며칠 전 어린이날에는 아이에게 비눗방울과 책 한 권을 선물했었다. 물론 아이가 골랐지만 내년에는 나도 아이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쿠폰을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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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  (http://blog.daum.net/jong5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