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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섬

한려수도 관광 일번지. ‘오동도’




 

한려수도 관광 일번지. ‘오동도’

 하늘에서 본 여수시와 오동도(가운데 위가 종남산이고 그아래 기슭에 진남관이 있다.)-여수시 제공


 여수麗水, 그 이름처럼 아름다운 물의 도시이다. 한반도의 끝을 이야기할 때 섬으로는 제주도의 마라도, 육지로는 해남의 땅끝마을, 기찻길의 끝은 이곳 여수이다. 여수는 전라선의 시발지이자 종착지이다. 또한 한려수도와 다도해해상의 두 국립공원의 시작 또는 끝 지점이 여수이다.

 시누대(신이대)이순신이 이곳에서 화살을 만들었다고 하며, 대섬이라고도 불렀다.


 이러하게 육상, 해상 교통이 발달한 여수의 관광 일번지를 이야기할 때 흔히 ‘오동도’를 꼽는다. 동백 숲으로 유명하여 봄꽃 나들이 장소로 상춘객들을 불러들이는 오동도는 굳이 봄철이 아니더라도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로 인해 연일 붐빈다.


 사랑은 새기는 게 아니라 이처럼 나누는 것인데......


 오동도. 섬의 생김새가 오동잎처럼 보이고 동백나무가 무성했던 지금과는 달리 예전에는 이곳에 오동나무가 빽빽하여 오동도라 불리었다. 지금은 섬의 주인이 오동나무에서 동백나무로 바뀌었다.


 

 광양만과 남해섬, 각 나라의 선박들이 드나들고 남해섬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조선시대에는 섬 전체가 전라좌수영 수군의 훈련장으로 이용되기도 하였으며 임진왜란 당시에는 충무공 이순신이 시누대(이대, 신이대)를 심어 화살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죽도(대섬)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지금도 섬 곳곳에서 시누대 숲을 볼 수 있다.

 

 동백꽃은 진지 오래, 그 열매만 남았다.

 오동도의 주인으로 등장한 동백나무는 이제 섬의 상징이 되었다. 3,600여 그루에 해당하는 동백나무숲은 봄철이면 가히 장관이다. 여행자가 간 날은 붉은 동백꽃 대신 동백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이 작은 섬에는 이외에도 팽나무, 참식나무, 후박나무, 은단풍나무, 쥐똥나무 등 160여 종의 아열대성 희귀수목이 숲을 이루고 있다.


 

 특히 부드러운 흙이 있는 섬의 속살과는 달리 둘레는 기암절벽이다. 병풍바위, 소라바위, 거북바위, 코끼리바위, 용굴 등이 해안절벽의 비경을 이룬다. 특히 등대가 있는 전망대에 오르면 남해섬과 돌산도, 여수시 전경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서 한 눈에 보인다.

 

 왼쪽의 산이 남해 매봉산(응봉산)이다. 그 너머에 가천다랭이 마을이 있다.

 뜨거운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이지만 숲에 들어서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 상쾌하다. 4월말까지 피어 있는 이곳의 동백꽃을 보지 못해 못내 아쉽지만 수려한 한려수도의 경관만 보아도 흡족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길이 760m가 넘는 방파제는 동백열차를 타지 않고 뜨거운 여름 걷기에는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열차를 타게끔 하는 상술일 수도 있으나 그렇게 믿고 싶지는 않다. 매표소에서 오동도까지 가는 데에는 그늘 한 점 없다. 아열대성 가로수를 조성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돌산도와 건설 중인 제2돌산대교인 거북선대교(등대 전망대에서)

 또 하나 아쉬운 것은 동백열차를 타면서 바다 풍경을 즐기고 싶지만 방파제 난간이 시야를 가린다. 애초 동백열차에서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는 눈높이 설계가 아쉽다.



 용굴


 오동도 동백숲 한 곳에는 오동도 전설을 새긴 바위가 있다. “멀고 먼 옛날 오동숲 우거진 오동도에 금빛 봉황이 날아와 오동열매를 따서 먹으며 놀았다. 봉황이 깃든 곳에는 새 임금이 난다는 소문이 나자 왕명으로 오동숲을 베었다.”


한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바람골


 이 전설은 고려 공민왕 때의 신돈과 연관 지어 전
자가 사람 자 밑에 임금자를 쓰고 있어 전라도에서 왕이 나올 것 이라는 불길한 예감에 봉황새의 출입을 막기 위해 오동나무를 베어버렸다는 이야기이다. 이 전설은 조선 왕조의 정당성을 위해 후에 만들어져 퍼뜨려진 게 아닌가 생각된다.


 등대전망대와 오동도를 둘러싼 기암절벽


 또 다른 전설도 전해진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후 오동도에는 아리따운 여인과 어부가 살았는데 어느 날 도적떼에 쫓기던 여인이 벼랑 창파에 몸을 던져 정조를 지키었다. 바다에서 돌아온 지아비는 소리소리 슬피 울며 오동도 기슭에 무덤을 지었는데 북풍한설이 내리는 그해 겨울부터 하얀 눈이 쌓여 무덤가에는 여인의 붉은 순정 동백꽃이 피고 푸른 정절 시누대(신이대)가 돋았다.”는 이야기이다.

 

제일 오른쪽 솟은 바위 산이 남해섬의 매봉산(응봉산), 그 뒤 작은 봉우리가 설흘산, 뒤의 둥근 산모양이 남해 금산이다.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http://blog.daum.net/jong5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