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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섬

쪽빛 다도해 섬, 섬, 섬-통영 미륵산

쪽빛 다도해 섬, 섬, 섬-통영 미륵산
- 한려수도의 장쾌한 조망대


미륵도는 본디 섬도 육지도 아니었다. 육지와 섬 사이에는 얕은 해협이 있었을 뿐이었다. 1927년 이후 이곳에 배가 지나다닐 수 있는 운하를 만들었고 그 밑으로는 해저터널을 건설하고 위로는 다리를 놓았다.

산양면 일대 가운데 야트막한 야산에 박경리 선생 묘소가 있다. 곤리도, 추도, 두미도가 보인다.

미륵도는 남해의 절경을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섬을 두르는 산양일주도로는 남해안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손색이 없다. 23km에 달하는 이 해안길은 삼덕항, 달아공원, 수산박물관, 영운리 등 아름다운 한려수도를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길이다.


이 중 단연 으뜸은 미륵산이다. 해발 461m인 미륵산 정산에 오르면 한려수도를 장쾌하게 조망할 수 있다. 한산도, 비진도, 용추도, 오곡도, 연대도, 연화도, 욕지도, 두미도, 남해도, 사량도 등 큰 섬만 40여 개에 달한다. 작은 바위섬까지 합치면 무려 200여 개가 넘는다.


구불구불한 미륵도의 해안선과 점점 떠 있는 한려수도의 절경을 굳이 말한들 무엇하겠는가. 바다의 절경은 말할 것도 없을 뿐더러 이 산에 용화사와 미래사, 도솔암, 관음암 등 유서깊은 절집이 있어 한층 신비롭기까지 하다.



3년 전 겨울 미륵산을 올랐었다. 평탄한 숲길이 지겨울 즈음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있는 바위산을 오른 기억이 있었다. 숨이 턱에 차기도 전에 이미 몸은 정상에 있었다. 가벼운 산행으로 이만한 아름다움을 선물받기에는 너무나 가슴 벅찬 코스였다.

사량도와 남해도가 보인다.

오늘 다시 미륵산을 보니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다. 딱정벌레같이 생긴 놈이 산을 쉴새없이 오르내린다. 일단 한 번 타보기로 작정하였다.


개인적으로 이 기계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산은 땀을 흘린 자에게만 그 댓가를 주어야 한다는 아주 단순한 생각에서였다. 그닥 높지도 않을 뿐더러 산책로도 잘 정비된 이 산에 굳이 삭막한 기계장치가 필요한가는 아직도 의문이다.

봉수대 남해안 일대와 대마도가 한 눈에 들어오는 장소이다.

누군가 그랬다. "영혼을 판 대신 편리를 얻었다고." 케이블카에서 내려 정상으로 가는 길은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새로 만든 나무 계단은 이미 사람으로 가득차고 정산 부근의 바위는 허옇게 맨살을 드러낸 해어진 상태였다.

한산도 끝과 비진도, 오곡도

여전한 건 오직 한려수도의 아름다움 뿐이었다. 카메라도 사람들을 피해 바다로 향한다. 아름다움을 공유하는 건 사람의 정이지만 자연과 더불어 사는 건 인간의 몫이자 의무이다.

통영시와 거제도 이곳이 견내량의 왜선을 한산도로 유인하여 이순신이 대승을 한 한산대첩지이다.

봄기운이 완연하다. 온도가 상승하니 덩달아 습기가 많아 사진은 별로다. 날씨가 추우면 움직이기는 힘들어도 맑은 하늘과 선명한 섬풍경을 담을 수 있었으리라. 그래서 자연은 공평하다.

한산도 일대 멀리 거제도까지 보인다.

한산도와 거제도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