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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섬

맛과 멋 그리고 수상 펜션이 있는 섬, 경도



 

맛과 멋 그리고 수상 펜션이 있는 섬, 경도



 

 향일암을 출발하여 점심을 먹기 위해 경도라는 섬을 찾았다. 고래를 닮아 경도라는 이름을 가졌단다. 뭐 대단한 먹을거리가 있길래 섬까지 갈까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리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배를 탄 곳은 국동인데 경도가 바로 코앞에 보인다. 거인이라면 한 번 훌쩍 뛰면 너끈히 건널 수 있을 정도의 가까운 거리였다. 차를 싣고 갈 수 있는 배로 채 5분을 달렸을까. 발은 이미 경도에 닿아 있었다.


 

 점심으로 나온 것은 갯장어, 일본말로 하모라는 놈인데, 참 그놈 맛나더군. 돌산대교가 바라보이는 풍광 좋은 곳에 위치한 식당은 이미 그 풍경으로 인해 점수를 후하게 받고 있었다.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여수로 돌아가야 하는 일정이여서 남들보다 조금 빨리 자리에서 일어섰다. 섬을 걷고 싶었다. 눈에 먼저 들어온 건 수상 펜션이었다. 딱정벌레같이 생긴 이 특이한 펜션에서 사람들은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수상펜션은 이곳 여수 뿐 아니라 사천에서도 본적이 있지만 따닥따닥 열 지어 서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하루쯤 묵어가면 좋으리라. 일행을 태우고 온 승합차가 다시 식당 앞에 나타났다. 잰걸음으로 승합차로 향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 이후로 단체 여행은 처음이었다. 일정에 맞추어 움직이는 단체여행은 체질에 맞지 않는다는 걸 여실히 깨닫게 된 여행이었다. 사실 단체 여행에 몇 번 초대받았지만 정중히 거절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도 사람이란 적응을 잘하는 동물인가보다. 혼자 여행 다닐 때 제일 힘든 게 식사 시간인데, 단체여행에서는 식사 시간이 제일 즐겁다. 술도 한 잔 곁들이고 서로 맛도 경쟁하며 주고받는 이야기가 정겹다.


 

 다시 부두에 서니 배에서 보았던 정미소가 눈에 들어온다. 섬에 정미소가 있다는 게 기이하였다. 혹시나 잘못 봤나 하였지만 옆에 있던 달리님도 정미소로 보인다고 한다.




 

 섬의 옛 정미소. 왠지 모를 궁금증이 생긴다. 가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배는 이미 부두에 도착하였다. 아쉬움이 든다. 그냥 스쳐 지나가기에는 아쉬운 섬, 경도에는 푸근한 매력이 있었다.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http://blog.daum.net/jong5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