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거제도 구조라에서 1박 2일 모임이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옛 벗들을 만나 밤새 술잔을 기울였다. 단체모임이여서 사진기를 가져갈까 말까를 고민하다 혹시나 싶어 챙겼다. 그래도 최대한 사진 찍는 걸 자제하려 애썼지만 허사였다.
아직도 낯가림을 하는 딸아이 때문이었다. 처음보는 이들과는 쉬이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가 바다에 가자고 하였다. 카메라를 챙겨들고 둘이서 바다에 이르렀을 때 나는 한동안 정신이 얼얼하였다.
습한 기온으로 인해 안개와 구름이 빛을 만나 황홀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진도에서 본 바다로 쏟아지는 빛내림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매혹적이었다.
해수욕장 앞으로는 어선들이 쉴새없이 오가고 갈매기들이 조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다.
시간이 흘러가자 하늘이 푸른 빛을 토하였다. 빛이 가장 좋을 때다. 삼각대를 가져오지 못한 게 한스럽다. 때론 카메라에 의존하는 여행이 싫어 이번 만큼은 마음 편히 쉴려고 했는데,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삼각대 가져오지 않은 걸 후회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는 수 없이 난간에 카메라를 올려 놓고 돌크기로 높이를 조정하면서 셔터를 누르기 시작하였다.
다들 더우시죠. 바다 보면서 더위 한 방에 날려 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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