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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천년

이게 '먼나무'래요. 대체...

 

 

 

 

이게 ‘먼나무’래요. 대체...

 

 

 

제주도 추사 김정희 유배지 앞 대정읍성 마을을 걷고 있을 때였다. 길가에 처음 보는 듯한 나무가 있어 마침 지나가는 주민에게 나무 이름을 물었다.

 

“아저씨, 이거 뭔 나무예요?”

“그거요, 글쎄... 아마 먼나무요.”

 

오히려 되묻는 게 아닌가.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물었다.

 

“아저씨, 저 이게 무슨 나무냐고요?”

“그거요. 먼나무요.”

 

아리송하다.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여행자와 제주말을 하는 마을 주민과의 대화는 거기서 끝이 났다.

 

 

‘자꾸 먼나무라고만 하네. 대체 나무 이름이 뭐야,’

 

하도 궁금하여 숙소에 와서 찾아보니 세상에나... 나무 이름이 진짜로 ‘먼나무’다.

 

 

 

   

다음날 제주목관아에 들렀다. 중대문을 지나 망경루로 가고 있는데 붉은 색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나무가 보였다. 어제 본 먼나무가 아닌가 싶어 확인 차 안내소로 가서 물었다.

 

“저 안에 있는 거, 먼나무 맞죠”

“먼(뭔) 나무 말이요?”

“저 안에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 말이에요?”

“아, 그거요? 먼나무 맞지요.”

 

그제야 먼나무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먼나무는 이처럼 그 이름 때문에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때론 오해를 받기도 한다. ‘먼나무’라는 이름 때문에 나무 이름을 말해 줘도 자꾸 되묻는 일이 종종 벌어지곤 하는 것이다.

 

 

 

먼나무는 감탕나무과에 속하는 나무이다. 난대수종으로 가을이면 붉은 색 열매가 주렁주렁 포도송이처럼 달린다. 가지는 털이 없고 암갈색이다. 꽃은 5∼6월에 피고 아주 연한 자줏빛이 도는 흰색으로 핀다. 높이가 10m 정도이며 잎은 어긋나고 두꺼우며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털이 없다.

 

최근 가로수로 많이 심겨져 있고 따뜻한 곳에서는 관상용으로 심는다. 우리나라 보길도 등 남해안 섬에서 많이 자라며 제주도에 많이 서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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