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가파도, 과연 어떤 섬이길래

1박2일 가파도, 과연 어떤 섬 이길래
-제주가 숨긴 가장 낮은 섬, 가파도

1박2일이 찾은 가파도, 2회가 지났음에도 가파도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다. 풍랑으로 배가 뜨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파도는 TV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시청자의 궁금증을 일으키고 있다. 가파도. 과연 어떤 섬 이길래 그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을까. 1박2일에서는 제주도가 꼭꼭 숨긴 보석 같은 섬이라고 가파도를 표현했다. 그럼, 다음주 1박2일에서 소개될 가파도의 아름다움을 미리 느껴보자.

모슬포항

바람이 모질다는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5.5km, 직선거리로는 2km밖에 되지 않는 곳에 평평하게 누운 섬이 하나 있다. 이름 그대로 거센 파도가 밀려온다는 가파도다.

모슬포항에서 자리돔을 손질하고 있는 할머니

가파도라는 섬 이름은, 옛날 모슬포항의 장사꾼들이 마라도나 가파도에 사는 주민들에게 물건을 종종 외상으로 주는 일이 있었는데 바람이 세어 이곳에 사는 주민들이 나오지 못하는 일이 잦아 ‘갚아도(가파도) 좋고 말아도(마라도) 좋다.’고 한 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가파도. 가장 높은 곳이 해발 20.5m로 유인도 중 가장 낮은 섬이다.

마라도보다 2.5배가 큰 가파도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4분의 1정도에 불과하며 섬 전체가 27만여 평 정도이다. 조선 성종 때인 15세기 말 이곳에 목마장이 생기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닿은 섬이다.

상동마을의 벽화

본격적으로 사람이 들어가 살게 된 것은 현종 8년인 1842년 이후부터라고 한다. 그보다 앞서 영조 26년인 1750년에 제주 목사가 조정에 진상하기 위하여 소 50마리를 방목하였으나 소의 약탈이 빈번해지자 소들을 지키려고 1842년에 40여 가구 주민들의 입도를 허가하였다고 한다. 최근에 선사시대의 고인돌 56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상동마을 전경

또한 가파도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서양에 소개된 계기가 된 곳이 가파도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1653년 가파도에 표류했으리라 짐작되는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이 국내에는 하멜표류기로 알려진 <화란선 제주도 난파기>와 부록 <조선국기>를 저술하여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서양에 소개되기도 하였다.

접시 모양으로 평평한 섬인 가파도는 가장 높은 곳이 해발 20.5m에 불과하다.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 한라산이라면 유인도 중 가장 낮은 섬이 가파도다.

최근 이곳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편이다. 가파도에 올레 10-1코스가 개장하면서 가장 낮은 섬의 가치가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해마다 수 만여 명이 찾는다고 하니 이 섬도 더 이상 변방의 외로운 섬은 아닌 셈이다.

상동마을할망당. 가파도 할망당의 본당으로 해마다 제를 지내고 있다.

가파도 여행은 상동포구에서 시작된다. 제일 먼저 상동마을할망당을 만나게 된다. 상, 하동마을에 한 개소씩 있는 할망당의 본당이다. 주민들이 객지로 나간 가족들의 무사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던 신당으로 해마다 제를 지내고 있다.

푸른 바다와 나란히 걷는 해안길은 <큰왕돌>에 이르러 바람이 세어진다. 바위 위에 사람이 올라가면 바람이 불고 파도가 높아진다는 큰왕돌은 지금도 사람들의 출입을 금하고 있다. <바람돌>이라고도 한다. 하동마을에도 이와 비슷한 <까매기동산>이 있다.

큰왕돌. 바위에 올라가면 바람이 불고 파도가 높아진다 하여 금기시 하고 있다.

평풍덕과 작은 아끈여, 큰 아끈여를 지나면 거친 자갈길이다. 물앞이돌이다. 이곳에서는 누구든 걸어가야 한다. 바람이 거세어지면 이 길은 매번 파도에 쓸려갔다고 한다.

국토의 최남단 마라도가 지척이다.

바다와 수평을 맞추던 길이 갑자기 언덕 위로 솟아오른다. 눈앞에 끝없이 넓은 청보리밭이 펼쳐진다. 보리밭 언덕길을 따라 다시 해안가로 접어들면 마라도가 지척이다. 섬은 걷는 속도에 따라 조금씩 아주 느리게 다가온다.

하동마을의 벽화. 가파도의 마을은 온통 벽화로 채색이 되어 있다.

하동포구는 벽화마을로 유명하다.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과 민박집이 더러 있다. 여행자는 이곳에서 성게국수와 자리돔 물회로 점심 식사를 했다. 제주 특유의 이 음식들로 인해 가파도 여행은 더욱 맛있게 되었다.

가파도 하동마을의 한 식당에서 먹은 성게국수와 자리돔 물회

가파도는 제주도의 유인도 중 유일하게 샘물이 솟는 곳이라고 한다. 고망물이라는 곳이 있어 예부터 물 걱정 없는 섬이었다고 한다. 가파도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추정되는 제단 옆의 언덕을 오르면 가파도의 드넓은 평지는 물론이고 산방산과 송악산 일대, 한라산까지 한눈에 보인다.

고망물, 가파도는 제주도의 유인도(추자군도 제외) 중 유일하게 샘물이 솟는 곳이라고 한다.

제단 언덕에서 본 송악산과 산방산

제단 언덕에서 본 하동마을 전경

뒤시여를 지나면 눈앞에 드넓은 청보리밭이 펼쳐진다. 18만여 평에 이르는 가파도 청보리밭은 이렇다 할 명소가 없는 가파도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명물이 되었다. 3월에서 4월 중순까지 보리잎의 푸름이 절정을 이룬다는 가파도 청보리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푸르게 자라난다.

가파도 청보리밭

이 절정의 푸른빛은 축제로 이어졌다. 2009년부터 시작된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그것이다. 보리밭 산책로는 누구나 편히 걸을 수 있다. 30여 분 걸리는 A, B코스로 나누어 길을 내었다. 가파초등학교로 이어지는 청보리밭을 걷노라면 바람마저 누워버린다.

검은 현무암과 아름다운 돌담길, 푸른 바다와 바람이 함께 하는 가파도는 가장 낮은 곳을 걷는 이에게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갖게 하는 매력이 있는 섬이다.

☞여행팁 가파도 가는 배는 모슬포항에서 타면 된다. 오전 9시, 11시(마라도 경유), 오후 2시, 오후 4시, 오후 5시에 있다. 가파도 올레 길은 쉬엄쉬엄 걸어도 두세 시간이면 충분하다. 배시간은 변동이 있을 수 있으니 사전에 모슬포항(064-794-5490~1)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요금은 왕복 8,000원이다.

김천령의 여행이야기에 공감하시면 구독+해 주세요
▒ 김천령의 지역별 여행지 보기  (http://blog.daum.net/jong5629) ▒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김천령의 풍경이 있는 한국기행]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