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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신비의 섬

모노레일 타고 본 한국의 10대 비경



 

모노레일 타고 본 한국의 10대 비경


울릉도 여행 마지막 날, 개척 당시 울릉군의 중심지였던 태하를 찾았다. 전날 현포에서 태하를 왔었지만 쏟아지는 비로 인해 성하신당에서 도동항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광서명 각석문이 있는 삼거리에서 버스를 내렸다. 태하는 공설운동장 공사로 어수선했다.

 

바다 쪽으로 길게 평지가 뻗은 태하는 울릉도에서 나리분지, 현포와 더불어 제법 너른 평지가 있다. 마을에는 오징어 건조 작업이 한창이다. 울릉도 오징어야 두 말할 필요 없이 유명하지만 오징어를 직접 말리는 모습은 동해에서 익히 본 풍경들이다.

 

마을을 지나 해변을 걷다 보면 해안 절벽으로 이어져 있는 나선형의 계단을 볼 수 있다. 태하 등대로 가는 길이다. 지금은 모노레일을 타고 곧장 등대로 오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해안 비경을 따라 울창한 오솔길을 호젓하게 걷고 싶은 이라면 이 길을 택하는 것이 좋다. 여행자는 등대로 오르는 길은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오는 길은 해안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걷기로 했다.

 

비가 와서인지 관광객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단체로 온 사람들로 잠시 북적댔을 뿐 이내 모노레일을 탈 수 있었다. 요금은 4,000원. 싼 편은 아니다. 편리함과 시간을 얻는 대신 비용을 지불했다.

 

모노레일은 20인승 2대가 동시에 운행된다. 총 연장 304m에 최대 각도가 39도나 되어 처음에는 긴장을 주지만 모노레일 카가 움직이면 실내는 자동으로 수평이 유지되어 이내 편안해진다.

 

5분 남짓 지났을까. 산 중턱에서 모노레일이 섰다. 왼편으로 난 산길을 따라 등대로 향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서 있어 무슨 일인가하고 다가갔더니 아찔한 경사에 곤돌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인간시대에 소개되었던 노부부가 이용하던 곤돌라였다.

 

전망대가 있는 정상까지는 숲길이다. 비가 와서 땅이 질퍽했다. 바람마저 심하게 불어 우산을 붙잡으려 안간힘을 써야 했다. 울릉도 태하 등대는 보수를 위해 공사 중이었다. 정상에 이르자 정자가 보인다. 이곳이 바로 월간 <산>지가 추천한 한국의 10대 비경 중 하나이자 울릉도 3대 절경에 속하는 대풍감 해안절벽 일대다.

 

정상에 서면 이곳이 왜 한국의 10대 비경에 속하는지 이내 수긍하게 된다. 대풍감 주위의 공암, 추산, 노인봉 등이 겹겹 이어지는 풍광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신선이 살았다는 중국 곤륜산 위의 현포가 바로 이곳이 아닐까 싶다.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대풍감 일대는 또한 울릉도를 대표하는 향나무 자생지다. 그 옛날 배가 드나들 때 이곳에 구멍을 뚫어 배를 매었다고 한다. 당시의 배는 돛단배였기 때문에 항해를 위해서는 바람이 불어야 했다. 그 바람을 기다리는 곳이라 해서 기다릴 대자를 써서 대풍감이라고 하였다.

 

대풍감 향나무 자생지는 천연기념물 제49호로 지정되어 있다. 울릉도에서 자라는 향나무는 예전 육지에서 2~3년에 한 번씩 파견된 관리들이 조정에 올려 보냈던 토산품이었다. 굵은 향나무가 많이 있었으나 일제 강점기 때 무분별한 벌목으로 거의 사라지고 지금은 대풍감을 비롯한 울릉도 일부 절벽지역에만 남아 있는 형편이다.

 

비와 바람이 더욱 거세졌다. 우산이 바람에 뒤집히기를 몇 번, 하는 수 없이 발길을 돌렸다. 내려오는 길은 모노레일을 타는 대신 홀로 산길을 걸었다.


 

☞ 여행팁 대풍감 해안 비경은 태하 버스정류장에서 바닷가 방향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거나 황토구미를 지나 해안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걸어서 올라도 된다. 태하향목 관광모노레일 요금은 어린이와 노약자 2,000원, 청소년과 군인 3,000원, 어른 4,000원이다.(054-791-7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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