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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신비의 섬

단 한명이 사는 동해의 이국적인 섬, 죽도



 

단 한명이 사는 동해의 이국적인 섬, 죽도


3일 만에 죽도 가는 뱃길이 열렸다. 날씨 탓이 아니라 죽도 가는 여행객들이 없어 매번 배가 출항하지 못했다. 오전 10시와 오후3시, 하루에 두 차례나 배편이 있음에도 여행자는 3일이나 무한정 기다려야 했다. 이날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배편을 확인했으나 9시 30분 이후에 다시 전화를 달라는 말만 들었다. 식사를 한 후 도동항 인근을 배회하다 선착장에 전화를 하니 배가 10시에 출항한다고 했다. 기다림 끝에 얻은 쾌거였다.

 죽도 가는 배에서 본 행남해안산책길

도동항 여객선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유람선 선착장에서 배를 탔다. 죽도를 운항하는 배는 유람선이었다. 갈매기가 유람선 주위로 몰려들었다. 배가 출항하자 ‘뽕짝’이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유람선에서는 하나같이 왜 뽕짝을 트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즐길 자유도 있겠지만 조용히 섬을 여행할 권리도 있지 않은가.

 365 달팽이계단

도동항을 출발한 유람선은 곧장 죽도로 향했다. 죽도까지는 7km 20여분, 짧은 시간이지만 바다 위에서 울릉도의 해안경관을 맛볼 수 있다. 행남산책로와 도동 등대, 저동항, 촛대바위, 내수전, 북저바위를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었다.

 

죽도는 울릉도의 부속도서 가운데 가장 큰 섬으로 독도를 제외하면 유일한 유인도이다. 대나무가 많이 자생하여 대섬·대나무섬·댓섬이라고도 한다. 사방이 수직에 가까운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접근이 쉽지 않다. 유일한 진입로는 365개의 나선형 계단인 달팽이계단이다.

 죽도에서 본 울릉도 해안

달팽이계단을 빙글빙글 돌며 오르고 나면 빽빽이 들어찬 대숲이 터널을 이루고 있다. 깎아지른 듯한 수직의 절벽과는 달리 섬 안은 넓은 수평의 평지를 이루고 있다. 마치 거대한 운동장 몇 개를 연이어 붙여 놓은 듯하다.

 

제일 먼저 맞닥뜨리는 건 김유근(41) 씨의 집이다. 섬의 집치고는 아주 화려한 외관을 가진 이 집은 죽도의 유일한 가구로 현재 주인 혼자 살고 있다. 곱게 깎은 잔디와 정원수들은 이 작은 섬의 정원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죽도에서 본 삼선암과 관음도 일대

그는 이날도 정원수를 손질하고 있었다. 큰 백구 한 마리가 갑자기 여행자에게 뛰어들더니 삼각대 포장지를 물고 늘어진다. 이를 본 김 씨가 급히 달려와서 백구를 혼내고 물건을 돌려주더니 이내 아무 말 없이 다시 정원수를 손질했다. 원래 섬에는 부자가 같이 살았으나 아버지 김기철 씨가 돌아가신 후 혼자 남게 되었다.

 

산책로로 접어들었다. 섬 둘레를 따라 도는 산책로는 4㎞ 정도다. 섬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더덕이었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무공해더덕은 아주 유명하다. 죽도를 들린 여행객들은 저마다 더덕이 가득한 비닐봉지를 들고 섬을 나온다.

 

산책로 중간에는 두 개의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는 경관이 빼어난 울릉도의 능선과 절벽, 관음도, 삼선암 등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이곳에서 발길을 돌렸다. 여행자는 계속 걷기로 하였다. 죽도의 산책로는 걷기에 편안하다. 오른쪽으로는 바다를 끼고 왼편으로는 평평한 평지를 보며 걷는 길이다.

 

바람소리를 가득 내는 솔숲을 지나면 초록의 대숲이 터널을 이룬다. 잠시 바다가 보이는가 싶으면 짙은 상록수림이 나온다. 작은 섬의 산책로는 지루할 틈이 없다. 느릿느릿 한 시간 남짓 걷고 나니 다시 처음의 출발점이 나왔다. 더 머물고 싶었으나 정해진 배시간으로 인해 죽도를 나와야만 했다. 





 

☞여행팁 죽도는 물이 없어 빗물을 모아 사용하며 식수는 울릉도에서 가져다 쓰고 있다. 배편은 비정기 유람선이므로 사전에 꼭 문의하는 게 좋다. 도동항여객선터미널 뒤 유람선 죽도관광(054-791-0150, 4477)에 문의하면 된다. 요금은 15,000원이다. 소요시간은 약 20분인데, 1시간 남짓 죽도를 둘러본 후 다시 유람선으로 돌아와야 한다.  (전체 소요시간 1시간 50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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