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진정한 제주도 바다색이다. 협재해수욕장
제주도를 십여 차례 다녀왔지만 아직도 제주를 잘 모르겠다. 몇 번을 두고 다시 와도 알 수 없는 것이 여행지라지만 여행자에게 제주는 더욱 그러했다. 이번에는 가족 여행이라 숙소도 조금 나은 곳으로 정했다. 1박 2일에 나왔던 곽지해수욕장이 한눈에 보이는 호텔이었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한림공원을 이번에는 한번 들러 보기로 하였다. 사람이 많다는 선입견으로 매번 나의 여행지에서 제외되었던 곳이다. 숙소에 짐을 풀고 한림공원에 도착하니 어느새 늦은 점심시간이 되었다.
한림읍 인근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식당 앞에는 바로 협재해수욕장이 있었다. 누구나 제주도를 처음 오건, 자주 오건 한 번씩은 꼭 들리는 곳이 아닌가 싶다. 여행자도 벌써 예닐곱 번쯤 협재를 온 것 같다. 제주에서 산호색 바다를 볼 수 있는 해수욕장 중의 하나이다.
사실 산호색 바다는 날씨에 의해 그 빛깔이 많이 좌우된다. 이날 약간 흐린 날씨였으나 바람이 있어 바다 빛은 유난히 푸르렀다. 네 살 때 제주도를 처음 와서 이곳 협재에서 해수욕을 했던 딸아이도 탄성을 지른다.
비양도가 손에 잡힐 듯 뚜렷하게 보인다. 바닷물이 얕아 비양도까지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면 금방이라도 이를 것 같다. 젊은 연인들은 산호 빛 사랑에 푹 빠져 있다. 손님을 태워야 할 말들은 주인의 재촉이 없자 나른한 봄에 지그시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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