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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땅, 제주도

제주의 새로운 명소가 된 새섬과 새연교


 

제주의 새로운 명소가 된 새섬과 새연교

- 해질녘 가장 아름다운 연인들의 섬, 새섬과 새연교

 

세 번이나 찾았음에도 여태 발길을 들이지 못한 곳이 새섬이다. 처음 새섬을 찾았을 때는 물때를 못 맞추어 들어갈 수 없었다. 2008년 다시 이곳을 찾았을 때는 물때는 맞추었으나 다리 공사로 인해 출입을 할 수 없었다.

 

한참을 잊고 지내다 이번 여행에서 다시 새섬을 찾았다. 이번에는 번듯하게 다리가 놓여 있었다.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으로 다리를 조심스럽게 건넜다.

 

서귀포항과 새섬을 잇는 새연교는 ‘새섬 연결 보도교’라는 말의 줄임말이다.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다리’라는 의미도 함축되어 있다고 한다. 제주의 전통 고기잡이 배인 <테우>를 모티브로 형상화했다는 다리는 다소 위압적이었으나 주변의 경관을 크게 거스르지는 않는다.

 

해질녘에 가장 아름답다는 새연교는 벌써 소문이 났는지 사람들로 붐볐다. 다리를 건너니 오른쪽으로 범섬이 보인다. 바다 위로 솟은 거대한 해안절벽 위에 서니 멀리 산방산과 한라산 서귀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한라산이 선명하게 보이는 맑은 날씨였다

새섬은 일본인에 의해 조도라 불리었다. 새와 관련된 섬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은 예전에 초가지붕을 잇던 새(띠)가 많아 새섬으로 불리게 되었다. 전하는 이야기에 의하면 한라산이 화산 폭발하면서 봉우리가 꺾이어 이곳으로 날아와 섬이 되었다고 한다.

 문섬

섬의 입구에서 산책은 시작된다. 여행자는 왼쪽 숲길을 먼저 찾았다. 갈대숲이 우거져 있고 물웅덩이가 간혹 보인다. 산책로의 길이는 1.2km정도이다. 주변 풍광을 즐기며 쉬엄쉬엄 걸어도 30여 분이면 충분하다.

 

잘 다듬어진 산책로가 오히려 어색하지만 이 짧은 길에도 연인의 길, 언약의 뜰, 바람의 언덕 등 낭만적인 이름이 붙여졌다. 숲 사이로 한라산이 보인다. 제주도를 열 번 넘게 왔음에도 한라산이 이렇게 선명히 보이는 건 처음이었다. 하늘에 감사할 따름이다.

 해안절벽과 범섬

산책로 주위로는 봄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 이곳이 파괴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마음도 없지 않았으나 숲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에 안도하였다.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이들은 많았지만 숲길을 걷는 이들은 의외로 적었기 때문이다.

범섬

전망대에 이르니 섶섬과 문섬이 보인다. 섶섬은 섬 전체에 숲이 우거져 예로부터 <숲섬>으로 불려왔다. 문섬은 한겨울에도 모기가 죽지 않을 정도로 따뜻해 섬 이름도<모기
섬>이 되었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 어느 사냥꾼이 한라산에서 사냥을 하다 실수로 옥황상제의 배를 건드렸다. 옥황상제가 크게 노하여 한라산 봉우리를 뽑아 집어 던졌는데 그것이 흩어져서 서귀포 앞바다의 문섬과 범섬이 되었고 뽑힌 자리가 백록담이 되었다고 한다.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으로 지는 해

이제부터는 숲길이 끝나고 암반 위에 설치된 목조 테크 위를 걷게 된다. 문섬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하얀 등대와 고등어 등빛보다 푸른 바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여행자를 설레게 한다.

 

광장으로 돌아오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다시 해안절벽에 올랐다. 바로 앞에 범섬이 있다. 멀리서 보면 큰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 범섬(호도)이라고 불렸다.

 

고려 최영 장군이 원나라의 마지막 잔류 세력을 섬멸시킨 곳이기도 하다. 해안절벽에는 설문대할망이 한라산을 베개 삼아 누울 때 두 발이 뚫어놓은 것이라고 전해지는 <콧구멍>동굴이 있다. 60~70년 전만 해도 사람이 살았으며 방목과 고구마 등의 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이곳 새섬은 해질녘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월드컵 경기장 옆으로 눕는 일몰이 장관이다. 순식간에 해는 지고 사람들은 하나 둘 뿔뿔이 흩어졌다.

 

국토의 최남단에 있는 가장 긴 인도교인 새연교는 <빛의 다리>라 하여 야경을 감상하기에 좋아 밤에도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새섬의 개방시간은 밤 10시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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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  (http://blog.daum.net/jong5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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