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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 기행

굴뚝 위에 왜 항아리가 앉아 있을까. 고성 왕곡마을

 

 

 

 

 

 

 

굴뚝 위에 왜 항아리가 앉아 있을까. 고성 왕곡마을

 

 

 

 

강원도 고성 왕곡마을은 여느 마을에서는 볼 수 없는 이곳만의 특이한 집들이 있다. 흔히 한 용마루 아래에 앞뒤로 방을 꾸민 ‘양통집’이라는 겹집인데 겨울이 춥고 긴 산간지방에서의 생활이 편리하도록 지어진 이중구조의 집이다.

 

 

 

집의 모양은 평면이 ‘ㄱ'자 모양으로 안방, 사랑방, 마루, 부엌이 한 건물 안에 나란히 들어가 있고 부엌에 외양간이 덧붙여 있는 구조다. 

 

 

 

특이한 건 집의 구조뿐만 아니라 집 앞으로 대문이나 담이 없다는 것, 대신 집 뒤로 높은 담을 두른 것 등인데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굴뚝이다.

 

 

 

굴뚝이야 옛 식의 집에는 어디에든 있게 마련이지만 이곳 왕곡마을의 굴뚝엔 하나같이 항아리가 얹혀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제법 번듯한 기와집이든, 조금은 소박한 초가집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진흙과 돌 혹은 기와를 섞어 한 켜씩 쌓아 올린 굴뚝은 대개 처마에 이를 정도로 높다. 그 위에 항아리를 엎어 놓았다. 어떤 집에선 굴뚝이 외따로 만들어져 있기도 하지만 대개 담장에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집집마다 굴뚝 모양은 조금씩 다르나 굴뚝 위에 항아리를 엎어 놓은 모습은 엇비슷하다. 물론 간혹 기와지붕을 얹은 굴뚝도 보이지만 그 형태는 크게 다를 바 없다.

 

 

 

굴뚝 위에 왜 항아리가 앉아 있을까. 굴뚝을 통해 나온 불길이 초가에 옮겨 붙지 않도록 하고 열기를 집 안으로 다시 들여보내기 위한 선조의 지혜였을 것이다. 아래위가 좁고 배가 불룩 나온 항아리가 굴뚝 위에 얹혔을 때 이러한 역할을 해내기에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

 

 

 

 

왕곡마을을 걷다 보면 시간이 비켜 선 풍경에 한없이 너그러워진다. 게다가 항아리 굴뚝을 찬찬히 살펴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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