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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구름바다를 이룬 설악의 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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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이 아니라 벼락이요
구경이 아니라 고경(苦境)이요
봉정이 아니라 난정(難頂)이로다"
송강 정철이 봉정암을 오른 뒤 설악을 일러 한 말이다.
설악이 험하여 오르기 힘듬을 말한 것이지만
반대로 설악이 그만큼 천하의 비경임을 강조한 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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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산인 지리산이 그 넉넉한 품으로 남성을 상징한다면
화산으로 수려한 자태를 뽐내는 설악산은 여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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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로 오르며 본 외설악 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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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은 백두대간의 중심에 있는 명산이다.
 남한에서 한라산, 지리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주봉인 대청봉(1,708m)과 북쪽의 미시령, 마등령, 서쪽의 한계령이 주능선을 이루고 있다.
크게 서쪽 지역의 내설악과 동쪽 지역의 외설악으로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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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대

내설악은 백담사를 중심으로 백운동, 수렴동, 가야동 계곡 등
계곡이 깊고 물이 풍부해 설악에서도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우리나라 암자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봉정암이 내설악의 끝에 있다.
외설악은 기암절벽이 웅장한 천불동계곡과 신흥사, 계조암, 흔들바위, 울산바위 등으로 유명하다.
와선대, 비선대, 금강굴이 절경을 이루고, 권금성, 비룡폭포, 토왕성폭포 등이 설악을 더욱 비경으로 만든다.
남설악은 우리나라 3대 폭포 중 하나인 대승폭포, 한계령, 장수대, 오색약수 일대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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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바위

'동국여지승람'에는 "한가위에 덮이기 시작한 눈이 하지에 이르러 녹는다 하여 설악이라 한다" 하였고,
 '증보문헌비고'에는 산마루에 오래 눈이 덮이고 암석이 눈같이 희다 하여 설악이라 하였다"고 적고 있다.
혹은 부처가 수도하던 히말라야산을 의미하는 불교식 이름이라는 주장도 있다.
세존봉, 금강굴, 달마봉 등 주위를 보면 그 말도 일리가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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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렴 어떠한가.
 금강산을 제일로 꼽는다 하더라도 아직도 여러 문제가 산적해 있는 데 비해
설악은 언제든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명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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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봉우리가 달마봉, 아래 설악동, 왼편이 신흥사 방면이다.
권금성
봉화대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권금성이 보인다.
 언제 축조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도리가 없지만 벼랑 끝에서 위태위태하게 오랜 세월을 견디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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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바위와 달마봉

한마을에 살고 있던 권씨와 김씨가 난을 당하여 적에 쫓기자 일가족을 데리고 무작정 산꼭대기에 올랐다.
그런데, 산꼭대기에는 방어할 성이 없어 싸우기에 매우 불리하였다.
이에 권씨는 냇가에서 돌을 던져 올리고 김씨는 산꼭대기에서 돌을 받아 성을 하룻밤에 쌓았다고 한다.
권씨 김씨 두 장사가 성을 쌓았다고 하여 권금성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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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바다에 섬이 된 울산바위
조물주가 천하 제일의 산을 만들고자 금강산으로 온 산의 봉우리를 불러 들였다.
경상도의 울산에 있던 바위가 이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 갔으나 지각을 하고 말았다.
집으로 돌아오던 울산바위는 고향에 돌아가면 체면이 구겨질 것을 염려하여
정착할 곳을 물색하다가 하룻밤 쉬어 갔던 이곳 설악산의 자리에 눌러 앉았다고 한다.

금강산이 으뜸이라는 우회적인 전설일 수도 있으나 울산바위는 과연 설악의 명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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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바위가 설악산에 주저앉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울산현감이 신흥사 주지에게 매년 세금을 받아 갔다.
세금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한 동자승이 바위를 가져가든지
아니면 바위가 설악 땅을 차지하고 있으니 울산현감에게 오히려 자릿세를 내라고  하였다.
이에 울산현감이 '재로 꼰 새끼'로 묶어 주면 바위를 끌고 가겠다고 하니
동자승이 속초땅에 많이 자라던 풀로 새끼를 꼬아 바위를 동여맨 뒤,
 다시 새끼를 불로 태워 '재로 꼰 새끼'처럼 만들었다..
그제서야 울산현감은 하는 수 없이 포기하였다.
청초호와 영랑호 사이의 속초(束草)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연유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충북 단양의 도담삼봉 전설과 많이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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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바위는 사면이 절벽이고 높이가 950m 이다.
거대한 바위가 병풍같이 하나의 산을 이루고 있다.
동양에서 제일 큰 돌산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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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암 가는 길 달맞이꽃과 운무, 노적봉이 한 폭의 그림같다.
안락암에 가면 절벽에서 떨어지는 토왕성폭포와 벼랑끝의 관음송과 노적봉 운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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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가족여행이라 케이블카를 타기로 하였다.
산은 걸어야 하고 발품을 들여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평소의 믿음도
 다섯살난 아이의 간절한 눈빛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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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아래에서 흩날리던 비가 권금성에 이르니 뚝 그쳐 버린다.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쏟아진다.
발 밑이 구름바다를 이루더니 산아래 설악동은 바다에 잠겨 아예 보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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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장에서 제법 너른 반석이 있는 곳으로 곧장 걸어갔다.
가파른 암반을 기어올라 봉화대 정상에 올랐다.
멀리 울산바위와 달마봉, 외설악의 능선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구름이 바다를 이루니 봉우리들은 하나의 섬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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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에 잠겨 섬이 된 달마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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