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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또 하나의 일상

바다 전망 좋은 찜질방, 완전 감동!!!


 

바다 전망 좋은 찜질방, 완전 감동!!!

“여보, 찜질방 갈래.”
“아니, 웬 찜질방, 안가는 줄 알면서.”
“당신이 생각하는 것 하고 다를 걸. 바다 전망이 얼마나 좋은데.”

“아빠, 거기 진짜 좋다. 완전 반할 걸. 그리고 아빠 사진 찍기도 정말 좋다. 바다도 멋진데.”
이번에는 엄마를 닮아 온천과 찜질방 마니아인 여섯 살 딸아이까지 거들기 시작합니다.

 

마음이 서서히 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찜질방은 딱 한 번 가보았을 뿐입니다. 뭔가 불결할 것 같았고 사람들로 북적될 것 같아서 왠지 내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의 성향을 잘 아는 아내와 아이의 꾐에 빠져 통영의 찜질방에 간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이때도 바다 전망이 좋다는 유혹에 따라 나섰었지요.

 코끼리바위

사실 이번 한주쯤은 쉬고 싶었습니다. 작년 가을부터 주말마다 강행군을 해온지라 심신이 피로했기 때문입니다. ‘그래 집에 있으면 뭐할까. 가보지 뭐.’ 길을 따라 나섰습니다. 오랜만에 가족이 원하는 여행을 함께 해주고 싶기도 했었지요.

 1층 로비에서 본 바다 풍경

찜질방이 있는 곳은 삼천포(현 사천시) 남일대 해수욕장이었습니다. 이곳은 집 가까이 있어 한때 번질나게 드나들던 곳입니다. 남해의 여느 해수욕장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잠시 나들이하기에는 제격입니다.

 삼천포화력발전소와 코끼리바위, 남일대해수욕장

그 풍경이 그 풍경이지 무에 그리 좋을까라는 섣부른 선입견은 도착하자마자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매번 이곳을 왔을 때 해수욕장 주위를 걷거나 해안 산책로를 산책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찜질방은 산의 중턱에 있었습니다. 이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조망을 자랑하더군요.

 

“아! 위치 선정이 탁월하구만.”
나의 감탄에 아내와 아이는 안도하는 눈치였습니다.

1층 로비에 들어서도 빼어난 풍광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멀리 코끼리바위가 보였고 등대 너머로 노을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풍경이 여기서 끝날 줄 알았습니다.

 찜질방에서 본 풍경

2층 남탕의 탈의실에서도, 탕 안에서도 멋진 풍경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바다로 통유리를 내어 반신욕을 하며 바다를 감상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완전 감동 먹었습니다.

 

샤워를 하고 난 후 찜질방이 있는 지하 1층으로 갔습니다. 지하 1층이니 더 이상의 좋은 전망은 없겠거니 여겼지만 이곳도 사실 지하가 아니었습니다. 경사진 지형을 살려 건물을 짓다 보니 뒷부분은 지하인데 비해 앞으로는 탁 트인 바다 전망이 그대로였습니다.

 

아내와 아이가 아직 오지 않아서 혼자 카메라를 들고 찜질방 이곳저곳을 돌아 다녔습니다. 누가 보면 별 이상한 놈 다보겠네 하고 눈을 흘겼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어쩝니까. 혼자 이 좋은 걸 보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사실 통영의 찜질방도 바다 전망이 좋지만 아무래도 이곳이 한 수 위인 듯합니다.

 

백사장에는 연인들이 산책을 하고 아이들이 이리저리 뛰어놀고 있었습니다. 코끼리를 꼭 빼닮은 코끼리바위는 이곳 남일대의 상징이기도 하지요. 어선 하나가 등대를 따라 포구로 들어섰습니다. 태어나 두 번째로 간 찜질방은 여행자에게 묘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온천과 찜질방을 두루 익힌 아내에게 이곳 찜질방이 어떠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대도시의 찜질방에 비해 규모는 훨씬 작고 서비스도 약간 부족하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바코드 인식 장치로 퇴실 시 한 번에 계산하는 여느 찜질방과는 달리 돈을 가지고 다니면서 구입할 때마다 일일이 계산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래도 이곳처럼 멋진 풍경을 지난 찜질방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장담을 하더군요.


 

대도시의 찜질방이야 워낙 수요가 많아 시설이나 서비스 면에서 품질이 당연히 좋겠지요. 그래도 가끔 이곳처럼 여행지에서 이런 특별한 찜질방을 만난다면 여행에서 생긴 피로를 풀기에 안성맞춤이겠지요. 남일대 해수월드는 경남 사천시(구삼천포시) 남일대 해수욕장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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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  (http://blog.daum.net/jong5629) ▒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풍경이 있는 한국기행]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