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긴의자 실로폰을 치는 아이
" 우와, 실로폰이다."
"어디."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내 눈에는 실로폰이 보이지 않았다.
"저기에 있네."
아이는 두리번거리는 나를 핀잔주는가 싶더니 부리나케 달려간다.
"아!"
그제서야 내 눈에 거대한 실로폰이 들어왔다.
고속도로 휴게소 한 편에 있는 긴의자가 아이가 말한 실로폰이었다.
"도레미, 미레솔 ♬ ♪~~~"
아이는 흥얼거리며 실로폰을 친다.
아니 실로폰이라 말해 놓고 손가락으로 쳐도
소리가 나지 않자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였다.
가끔 다섯살 딸아이의 상상력에 놀랄 때가 있다.
어른의 경직된 사고로는 절대 따라갈 수 없는 아이들만의 생각.
오늘따라 아이가 부럽다.
보이는대로 보지도 못하는 의심이 있고
그것도 부족해 이리저리 재어 보는 어른들.
때론 엉뚱한 생각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때론 얼토당토않은 상상력이
세상을 조금씩 바꾸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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